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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성심 '원격 협진', 도착 전 수술 준비 끝

고진아 기자

2026년 현재, 강원도 중증 응급환자는 더 이상 대형병원 도착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춘천성심병원이 2023년부터 운영해 온 혁신적인 '원격 협진 플랫폼' 덕분에 환자가 지역 병원에 있는 순간부터, 심지어 헬기 이송 중에도 수술 준비가 완료되는 '골든타임 단축'의 기적이 현실이 됐다. 이는 응급의료 시스템의 상식을 깨는 파격적인 변화로, 환자의 생존율과 후유증 경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4년 4월, 동해시에서 발생한 60대 A씨의 중증 뇌출혈 사례는 이 플랫폼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당시 A씨는 지역 의료기관에서 응급수술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지역 병원 의료진은 즉시 춘천성심병원 원격 협진 플랫폼을 통해 A씨의 모든 의료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춘천성심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A씨를 헬기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소방항공대가 출동하는 동안, 이미 응급실, 신경외과 전문의, 수술실, 중환자실 의료진이 환자 정보를 확인하며 수술 준비를 시작했다. A씨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의료진은 곧바로 수술에 돌입할 수 있었고, 이는 A씨의 생명을 구하는 결정적인 시간 확보로 이어졌다.

춘천성심병원이 2023년부터 가동한 이 '원격 협진 플랫폼'은 강원지역의 낮은 의료 접근성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됐다. 이 시스템은 지역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중증 응급환자의 CT, MRI 등 영상 자료와 vital sign(활력 징후), 검사 결과 등 진료 정보를 춘천성심병원 전문의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춘천성심병원 의료진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최적의 이송 및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이 시스템은 주로 뇌출혈, 뇌경색, 뇌동맥류 파열 등 골든타임 확보가 생명과 직결되는 중증 뇌혈관질환 환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춘천성심 '원격 협진', 도착 전 수술 준비 끝
[사진=연합뉴스]

전진평 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이 플랫폼을 「의료취약지역 환자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연결하는 '디지털 응급의료 안전망'」으로 정의한다. 전 교수는 「환자가 어디에 있든 의사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진단과 치료 결정을 시작하여 진료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것이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의의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환자 이송 중에도 수술 준비가 완료되는 과정은 기존 응급의료 시스템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혁신이다.

플랫폼 운영 이후, 춘천성심병원과 지역 의료기관 간의 협력은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단순히 환자를 이송하는 관계를 넘어, 지역 의료기관과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원팀'으로 움직이는 유기적인 응급의료 네트워크가 구축된 것이다. 춘천성심병원은 이를 통해 지역 간 의료 접근 격차를 줄이고, 강원도 내 응급의료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춘천성심병원의 원격 협진 플랫폼은 강원 지역 응급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지역 의료기관과의 견고한 '원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환자 중심의 응급의료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응급환자가 지역과 관계없이 동일한 수준의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비전이다. 이 같은 노력은 대한민국 의료 취약지 문제 해결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미래 응급의료 시스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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