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얼굴 한번 보지 않고 졸피뎀 성분의 수면 유도제 '스틸녹스' 580정을 처방해준 의사에게 법원이 벌금 1천만원의 철퇴를 내렸다. 2026년 06월 24일 선고된 이 판결은 의료인의 기본적인 대면 진찰 의무와 향정신성의약품 관리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 강성영 판사는 이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44세)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의사 A는 자신이 운영하던 인천시 연수구 모 의원에서 2024년 1월 29일부터 7월 29일까지 6개월간, 환자를 대면 진찰하지 않고 총 22차례에 걸쳐 졸피뎀 성분의 수면 유도제인 '스틸녹스' 등 향정신성의약품 580정을 처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는 의료법이 규정하는 '진찰 없는 처방전 발급' 금지 조항과 마약류 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
강 판사는 이번 판결에서 의사 A의 행위가 단순한 절차 위반을 넘어선 중대한 의료인의 책무 위반임을 명확히 지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 위험성을 잘 아는 의사임에도 수 차례 제삼자 명의의 처방전을 발급했다」며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A씨가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초범인 점은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인의 직업윤리와 공공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 법원의 단호한 입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의 대면 진찰 없는 대리 처방 및 오남용 문제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역시 대면 진찰 없이 이 약(스틸녹스)을 처방받아 제삼자에게 대리 수령하게 한 사실이 적발돼 검찰에 넘겨진 바 있다. 이는 이번 의사 A의 판결이 단순히 한 의료인의 일탈을 넘어 향정신성의약품 처방 시스템 전반과 의료 윤리에 대한 광범위한 경고음을 울리는 사건임을 시사한다.
이번 판결은 의료 현장에서 향정신성의약품 처방 시 대면 진찰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오남용의 위험성에 대한 의료인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환자의 건강과 사회의 안전을 위해 의료인의 윤리 의식과 법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새기며,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한 의료계 전체의 자정 노력이 시급하다. 의약일보는 의료 전문가들이 이 같은 법원의 메시지를 깊이 받아들이고, 책임감 있는 처방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기를 당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