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가족에 헌신하며 올가을 태어날 첫 손주를 손꼽아 기다리던 67세 송기섭 씨가 뇌사 상태에서 간, 폐, 안구 양측을 포함한 장기와 인체 조직을 기증, 4명의 생명을 살리고 100여명의 환자에게 회복의 희망을 안겨주며 마지막까지 숭고한 사랑을 실천했다.
2026년 6월 25일 현재, 고인이 된 송기섭 씨의 이 이야기는 생명 나눔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송 씨는 지난 2026년 5월 25일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으로 쓰러졌다. 진단명은 뇌경색이었다. 의료진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고, 가족들은 깊은 슬픔 속에서 고인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고인은 생전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평소 남을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성품을 지녔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동의에 따라 송 씨는 2026년 6월 3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뇌사 장기 기증을 진행했다. 그의 간, 폐, 안구 양측이 기증되어 4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뿐만 아니라 뼈와 피부 등 인체 조직까지 기증하여 100여 명의 환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는 한 사람의 마지막 선택이 얼마나 많은 생명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례이다.
고 송기섭 씨의 삶은 책임감과 희생으로 점철됐다. 4남매 중 장남으로서 그는 20여년간 화물차 운전대를 잡으며 온 가족을 부양했다. 최근까지도 아흔 노모의 병간호를 도맡아 하는 등 가족을 위한 헌신을 멈추지 않았다.
가장으로서의 고단한 삶 속에서도 송 씨는 소박하지만 큰 기쁨을 품고 있었다. 올가을 태어날 첫 손주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아내 윤안순 씨에 따르면, 고인은 손주 사진을 늘 지니고 다니겠다고 말할 만큼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딸과 아들의 결혼과 출산을 앞두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고인에게 갑작스러운 죽음은 너무나 큰 비극이었다.
아내 윤안순 씨는 「남편이 손주를 만나지 못한 채 떠나 가장 안타깝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남편의 평소 뜻과 배려 깊었던 성품을 떠올리며 장기 기증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윤 씨는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당신이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훨훨 날아다니면 좋겠다」, 「세상에 없어도 누군가가 당신의 일부를 품고 살아갈 테니 그걸 위안 삼아 살아가겠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송기섭 씨의 뇌사 장기 기증은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과 타인에 대한 한없는 배려가 어떻게 마지막까지 생명의 불꽃으로 타오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숭고한 희생이 우리 사회에 생명 나눔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고, 장기기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