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기의 발성 후 1초 안에 음성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동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파괴적 행동장애(DBD) 위험을 최대 21%까지 낮춘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2026년 7월 2일 영국 글래스고대 연구팀에 의해 발표되며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아동·청소년기 정신질환은 개인의 삶의 질을 저해하고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중요한 아동 정신건강 문제에 있어 영국 글래스고대 베서니 스탠리 연구원팀이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한 최신 연구는 초기 부모-자녀 상호작용의 결정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연구팀은 생후 12개월 엄마의 빠르고 적절한 음성 반응이 아동기 정신질환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엄마가 아기의 발성 후 1초 안에 음성으로 반응할 확률이 10%포인트(P) 높아질 때마다, 아이가 7세까지 어떤 정신질환이든 진단받을 가능성이 17%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세부적으로는 ADHD 진단 가능성은 21%, 파괴적 행동장애(DBD) 진단 가능성은 20%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어 의약·보건 분야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코호트인 에이번 부모·자녀 종단연구(ALSPAC)에 참여한 가족 중 158쌍의 생후 12개월 엄마-아기 상호작용 영상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칠드런 인 포커스’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된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7세까지 아동의 정신질환 진단 여부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55명의 아이가 7세까지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으며, 103명은 대조군으로 분류됐다. 이러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 방식은 데이터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
흥미로운 점은 엄마의 반응 속도가 모든 정신질환에 일관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나 불안·우울증과 같은 정서장애와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엄마의 빠르고 일관된 반응이 아이의 사회성 발달과 감정 조절 능력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ADHD와 DBD 같은 행동 관련 정신질환에 특이적으로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아이가 엄마 발성에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는 정신질환 발생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의 교육 수준이나 아이의 성별 등 다른 요인을 고려한 이후에도 이러한 연관성은 유지되어 연구 결과의 강건함을 더했다.
애버딘대 필립 윌슨 교수는 『이 연구는 초기 부모-자녀 상호작용을 관찰하는 것이 아이의 심리적 취약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하며, 조기 개입이 가능한 정신질환 선별 도구 개발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연구가 실험실 환경에서 진행되었으며, 엄마의 느린 반응이 정신질환의 실제 원인이라는 것을 뜻하지 않으며, 유전적 위험 요인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일 수 있음을 강조하며 과학적 신중함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초기 부모-자녀 상호작용이 단순히 정서적 유대를 넘어 아동의 장기적인 정신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비록 인과관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고 연구 환경의 한계도 존재하지만, 생후 1년의 상호작용 관찰이 조기 개입이 가능한 정신질환을 선별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는 아동기 정신질환 예방 및 건강한 발달을 위한 부모 교육과 사회적 지원 시스템 마련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며, 의약·보건 분야에 새로운 연구 및 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