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찜통더위 속 러브버그 방제로 한숨 돌리던 사이, 지구 온난화가 부른 갈색날개매미충, 열대거세미나방 등 외래종 돌발해충이 전국적으로 창궐하며 농작물 피해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생활 불편을 야기하는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방제는 고무적인 성과를 보였다. 인천 계양구는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 BTI 1,500kg을 선제적으로 살포하여 작년(2025년) 504건에 달했던 관련 민원을 올해(2026년) 65건으로 87%나 급감시켰다. 경기 안양시 또한 올해 관악산 일대 6천㎡에 BTI를 집중 살포하며 방제에 나섰다. 그러나 계양구 관계자는 BTI 약제의 높은 가격이 지속적인 방제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성공적인 러브버그 방제 뒤편에서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인한 더욱 심각한 위협이 도래하고 있다.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 꽃매미 등 외래종 '돌발해충'의 대발생 우려가 전국적으로 커지며 농작물 피해와 생활 불편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갈색날개매미충은 2018년 강원 4개 시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작년(2025년)에는 강원도 대부분 지역으로 퍼졌다. 올해(2026년) 폭염이 길어지면서 확산세는 더욱 빠르고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 춘천의 농민 최모(63) 씨는 작년(2025년) 갈색날개매미충과 미국선녀벌레 발생으로 약값은 많이 들고 과수 상품성은 떨어져 큰 손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전국 각지에서 해충 비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열대거세미나방이 매년 옥수수 등 80여 종의 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올해(2026년)는 최근 5년 중 가장 이른 4월 7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발견됐다. 제주 농업기술원은 4월부터 10월까지 62개 지점에 트랩을 설치해 집중 예찰 중이다. 작년(2025년)에는 감귤에 피해를 주는 볼록총채벌레가 급격히 확산했고, 2019년 첫 보고된 아열대 원산 노랑알락하늘소는 2022년 국내 정착이 공식 확인됐다. 전남광주 화순군 너릿재 인근 상수리나무 군락지에서는 올해 5㏊ 규모의 굴파리 피해가 확인되어 8∼9월 집중 확산에 대비한 방제 작업이 착수됐다. 과수원이 많은 경북에서는 사과나무 부란병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해외 기류를 타고 유입되는 벼멸구는 2024년 전국적인 이상 고온과 맞물려 논 3만4천㏊에 큰 피해를 주며 농업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충남 예산군농업기술센터는 지난달(2026년 6월) 지역 사과 과수원 7곳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긴급 방제 작업을 벌였다.
이에 농촌진흥청과 지방자치단체는 돌발해충 확산에 맞서 대규모 예찰 및 방역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예측-진단-방제' 통합방제체계를 구축하여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경남도농업기술원은 남해안 5개 시군을 대상으로 '벼 병해충 집중 사전 예찰'을 추진 중이다. 이정화 익산시 기술보급과장은 「피해가 발생한 뒤 방제하는 것보다 유충 단계에서 방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며 신속하고 철저한 방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22년 8월 18일 충남 부여에서 드론을 활용한 병해충 방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기술적인 노력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 손지영 작물환경과장은 「유입 초기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기온 등 생육 조건이 맞으면 짧은 기간에 급격히 증식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히며 선제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돌발해충 확산은 농작물 피해를 넘어 식량 안보와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해충 발생 양상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BTI 약제와 같은 친환경 방제 기술의 연구개발 및 대량 보급이 시급하다. 더불어 지자체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한 범국가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시스템 구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