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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위기: 온열질환 급증, 취약계층·식량안보 '삼중 위협' 가속화

고진아 기자

전국을 집어삼킨 숨 막히는 찜통더위가 질병관리청 집계 온열질환자 636명(11일 기준)이라는 숫자로 현실화되며, 취약계층의 건강부터 국가 보건 시스템, 식량 안보까지 전방위적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숨 막히는 폭염은 인명 피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07월 11일 기준 온열질환자 수는 636명으로 전날(535명)보다 100명 이상 급증했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60대 건설 현장 작업자가, 인천시에서는 50대 음식점 종사자가, 전남 보성군 밭일 주민과 나주시 70대 농사일 주민이 열탈진 및 열사병 증세를 보이며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폭염 취약계층의 고통은 심각한 수준이다. 07월 12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 골목 온도는 39.5도까지 치솟아 주민들을 위협했다. 대전 동구 정동 쪽방촌의 정모(72) 씨는 월 22만원 방에 에어컨이 없어 '전기요금이 무서워 엄두도 못 낸다'며 무더위를 피할 수 없는 현실을 호소했다. 제주시 사라봉 경로당에는 일주일째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이 이어지자 20~30명의 어르신이 모여 더위를 피하고 있다. 고란호(81) 씨는 밤에도 잠을 이루기 어렵다고 전했다.

폭염 위기: 온열질환 급증, 취약계층·식량안보 '삼중 위협' 가속화
[사진=연합뉴스]

농축산업 분야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남지역 8개 시군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돼지 117마리가 폐사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강원 인제군 권충교(52) 씨의 한우 농장에서는 소화 능력 저하 우려로 24시간 선풍기를 돌리며 막대한 전기료 부담을 감수하고 있다. 해발 1천100m 고지에 위치해 한여름에도 30도 밑돌던 강원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조차 30도 이상 기온을 기록하며 배추밭을 위협한다. 김봉래(60) 강릉시농민회장은 '배추 다 망가진다'며 무름병 발생을 우려했다. 경북 경산시 포도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는 베트남 국적의 레 빈 투안(25) 씨는 '한국의 더위는 엄청나게 뜨겁다'며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을 토로했다.

이처럼 인명과 가축, 농작물에 걸친 '삼중고'는 현재의 폭염이 '이제 시작된 폭염'이라는 축산 농가와 농민들의 우려를 현실화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온열질환 예방 및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선제적이고 입체적인 대책 마련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 나아가 기후변화가 가져올 장기적인 보건 및 식량 위협에 대한 경고와 함께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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