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이 2026년 7월 20일 취임하자마자,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으로부터 공단 출범 이래 유례없는 위기 극복을 위한 비급여 관리 강화 등 ‘전방위적 특단 조치’를 촉구받으며 재정 안정화의 거대한 숙제를 안게 됐다.
21일 건보노조는 성명을 통해 강 신임 이사장에게 취임 축하와 함께 고령화 심화 및 생산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 압박 등 공단이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 상황에 대한 엄중한 진단을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 2000년 공단 출범 이래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며, 현재의 건강보험 재정 지속 가능성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강보험 재정은 급격한 지출 증가에 직면했다. 2025년 건강보험 급여비는 101조 6천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으며, 노인장기요양 급여비 또한 17조 6천840억원으로 9.3% 급증했다. 특히 전체 건강보험 급여비에서 의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3.7%에 달하는 점은 재정 누수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건보노조는 이러한 재정 위기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국민이 부담하는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이 의료공급자와 민간 보험사·제약사 등의 이익 창출에 소진되는 구조’를 지목했다. 이를 혁파하기 위한 5대 정책 과제를 신임 이사장에게 강력히 요구했다.
노조가 제시한 5대 혁파 과제는 ▲비급여 관리 강화 ▲특별사법경찰 도입 ▲공·사보험 역할 정립 ▲성분명 처방 허용 ▲급여·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등이다. 이들은 비급여 진료 남용을 막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철저히 차단하며, 공적 보장의 역할을 강화하여 국민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더불어 노조는 정부 책임인 '통합돌봄' 예산을 건강보험 재정으로 메우는 것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내년(2027년) 하반기부터 연간 최대 8천억원이 투입될 상병수당에 대한 국고 지원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에도 적극 반대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신임 이사장이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강청희 신임 이사장은 공단 출범 이래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서 중책을 맡은 만큼, 노조가 제시한 비급여 관리 강화, 성분명 처방 허용, 급여·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등 이해관계자들의 첨예한 갈등이 예상되는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국민 건강과 지속 가능한 재정 확보를 위해 강도 높은 개혁 조치와 함께 정부의 책임 있는 국고 지원 없이는 공단의 재정 압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