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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의료기기법 D-495, 대형병원 '간납업체' 지분정리 속도전

고진아 기자

2027년 12월 개정 의료기기법 시행이 불과 1년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국내 주요 병원들이 오랜 관행이었던 특수관계 간접납품업체(간납업체) 지분 정리에 전격 돌입하며 의료기기 유통 시장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병원장 또는 의료법인과 특수관계에 있는 간납업체와의 거래를 제한하는 개정 의료기기법에 따른 움직임이다. 개정된 법은 2촌 이내 친족이 운영하거나 병원 및 의료법인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간납업체와의 거래를 불공정거래로 간주하여 차단한다. 병원과 간납업체 간 특수관계로 인한 불공정거래 소지는 그간 꾸준히 지적되어 왔으며, 이는 의료기기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한 '국정과제'로 채택돼 2025년 12월 말 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빅5' 병원을 포함한 대형병원들은 이미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서울아산병원의 간납업체인 '메디굿파트너스' 지분 51%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29일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한다. 서울성모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거래하던 간납업체와의 지분 관계 정리를 완료했다.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간납업체가 없어 법 저촉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을지대병원은 복잡한 지배 구조를 가진 간납업체 '토탈메디칼'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토탈메디칼은 을지학원이 100% 출자한 수익사업체 이유인베스트의 100% 자회사다. 즉, '을지학원-이유인베스트-토탈메디칼'로 이어지는 모-자-손자회사 구조를 통해 간접 지배되어 왔다.

2027년 의료기기법 D-495, 대형병원 '간납업체' 지분정리 속도전
[사진=연합뉴스]

토탈메디칼은 지난해 매출 720억여 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99.6%를 을지재단 산하 3개 병원에 의존했다. 또한, 토탈메디칼은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모회사인 이유인베스트에 배당하는 등 기존의 불공정거래 소지가 명확히 드러났다. 을지재단 관계자는 ''개정 의료기기법 시행에 맞춰 토탈메디칼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개정법 시행은 오랜 관행처럼 여겨졌던 병원-간납업체 간 왜곡된 유통 질서를 바로잡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업계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망을 우회하려는 '꼼수 경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 법대 교수는 「여러 형태의 탈법 수단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법 집행에 맞춰 위법 행위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걸 고민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개정 의료기기법 시행은 투명하고 공정한 의료기기 유통 생태계를 조성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취지가 온전히 실현되기 위해서는 병원들의 자발적인 준법 노력과 함께, 법망을 우회하려는 시도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감시, 그리고 위법 행위 방지를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 적극적인 규제 보완이 필수적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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