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까지 백신 개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수개월 안에 정상화 되지 않아. 장기화 현실 받아들이고 각자 대책 세워야"

목차
1. 서론
2. 의학적 관점
1) 사실에 입각한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
  2) 코로나19는 과연 종식될 것인가?
3) 코로나 19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는 언제 개발될까?
3. 대비 전략

2) 코로나 19는 과연 종식될 것인가?

코로나 19가 종식될 것을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느냐에 따라, 국가적인 정책과 개개인의 행동 방향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기에 이 전제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최근, 4월을 기점으로 국내 코로나 19 감염증이 종식 수순을 밟거나 혹은 3만명 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예측 분석 결과가 이란 연구진들에 의해 나왔다. 기사에서는 인공지능이라는 과장된 표현을 썼지만, 사실 그들이 사용한 ARIMA 모델이라는 것은 결국 지금까지의 발생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추이를 예측하는 통계기법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해외 유입 및 팬데믹 상황 등 외부요인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았다.

대다수 전문가 - 이 분야의 진짜 전문가는 단연, 감염내과 전문의들이다. 전혀 관계없는 분들이 전문가 행세를 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들은 이미 팬데믹에 들어선 코로나 19는 종식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으로 구성된 중앙임상위원회에서는 인구 60%가 집단면역을 가져야만 코로나는 종식된다고 이야기했다. 이것이 현실이며, 이 지점이 바로 우리가 전략을 정확하게 세워야 하는 바탕이다. 현재 200만명이 넘는 전세계 확진자가 있는데, 이것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수주 내지는 짧은 수개월 내에 종식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기적을 바라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온 세계에 퍼졌는데 우리나라만 청정지역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또한 무리이다. 앞으로 감기나 독감과 같이 매년 계절 따라 유행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차라리 개학을 해서 집단면역을 형성하는게 나을 수 있다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의 말은, 그 아무리 전문가라도 지금의 분위기에서 쉽게 말할 수 없는 큰 용기가 필요한 한 언급이다. 비록 그분의 의견은 정부로부터 바로 수용 불가라는 반응을 얻었지만 누군가 이런 의견을 냈었다는 것은 훗날 오늘 우리의 태도에 대한 평가를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 될 것이다.

스웨덴의 집단면역 실험 또한 실패한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섣불리 실패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들이 다시 그 실험을 할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결론을 영영 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번 생각을 정리해 볼 필요는 있다. 집단면역 실험의 전제는 첫째, 이 감염병이 종식 불가하다는 것이다. 종식가능한 단계라면 당연히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백 번 옳을 것이다. 둘째, 유의미한 면역항체의 생성이 가능할 때이다. 한번 앓고 나거나 예방접종을 맞으면 다시 걸리지 않는 홍역의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감기처럼 변이를 자주 일으켜 면역항체가 의미가 없고 재감염이 일반적이라면, 의미가 없다, 셋째, 속도조절이다. 집단면역 방식을 택하더라도, 감염이 퍼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 속도조절(폐쇄 조치 등)을 병행할 수 있다. 칼로 무자르듯이 폐쇄냐 해제냐가 아닌 것이다. 천천히 취약군을 보호하면서,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속도가 의료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가면 속도조절은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전제를 가지고, 피할 수 없는 (inevitable) 바이러스 감염 전파의 속도를 장기적으로 적절하게 통제하며,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가는 이 방식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수년이 지나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의 강력한 억제 정책을 풀면 확진자의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개학을 했다가 확진자 수가 급증하여 다시 재택수업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그렇다면 '강력한 억제 정책을 풀면 안 되겠네'라는 결론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인가? 사람들은 이상적으로(idealistic)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즉 현재의 자원이 무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의 메르스식 집중 방어 방역 시스템이 무한정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또 한가지는, 소위 '경제보다 사람이 먼저다'라고 하는 언뜻 보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토 때문이다. 코로나 사망은 안 되고, 자영업자 생계형 자살은 괜찮은가? 앞으로 발생할 빈곤과 그로 인한 범죄와 사망은 괜찮은가? 밥이 없이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는가? 그 영향은 먼저 경제적 취약계층에서부터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고 억제 정책이 무조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불가피하게 강력한 억제 정책을 완화하는 시점에서 확진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적인 속도조절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장기간 억제 정책을 풀면 안 된다는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거나, 억제 정책을 완화하더라도 확진자수가 늘지 않을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희망을 가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가 종식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정부와 언론의 책임도 있다. 전문가의 의견보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대중적 사고방식에 더욱 편승하고, 총선을 앞두고 지금까지 정부가 잘 하고 있다고 국정을 홍보하는 것에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희망적 사고 (wishful thinking) 심리도 한몫하고 있다. 자기가 희망하는 대로 믿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버티다 보면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겠지요." 불행히도 재유행이 예상되는 가을까지 백신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인정하기 힘든 것이다. 퀴블러로스가 말한, 죽음을 앞둔 인간의 반응 -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중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부정 상태에 놓여있다고 보여진다. 이 상태에서 "인간은 모두 죽는다"라고 말한 브라질 대통령이나, 조금이라도 정상적인 생활과의 균형을 찾고자 이야기하는 말들은 망언으로 취급되고 있다.

*각주

부정: 코로나는 금방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분노: 코로나가 없어지지 않게 방해하는 정책, 집회, 교회, 반대세력 등에 대해 분노할 것이다.
타협: 코로나가 없어지지는 않지만, 나는 걸리지 않도록 하는 생활이나 정책을 지향할 것이다.
우울: 코로나가 없어지지 않는 것을 알게 되고, 우울감에 빠질 것이다.
수용: 코로나가 있음에도 일상 생활을 해 나가야 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3) 코로나 19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는 언제 개발될까?

코로나 19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면 그야말로 '대박'일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도 많은 제약회사와 연구소들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언론에서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소식을 희망적으로 보도하곤 한다.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백신과 치료제가 빨리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은 그렇게 빨리 개발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독감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70년라는 시간이 걸렸다. 물론 이전에 비해 기술이 많이 발달하여 새로운 백신을 만드는데 보통 10-15년은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C형 간염이나 에이즈처럼 아직도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백신도 많다. 코로나 19는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잘 일어나 백신 개발이 특히나 어렵다.

백신과 약물 등의 의약품 개발은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한 것이 아니다. 체외실험(세포 실험)부터 해서, 동물실험을 거치고 나서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으로 들어간다.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은 1상, 2상, 3상으로 나뉘게 되는데, 1상은 안전성에 대한 시험이다. 즉, 이 물질이 사람에게 일단 안전한가를 보는 것이다. 2상은 치료약의 용량을 결정하고, 치료효과가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며, 3상은 기존 표준치료와 비교를 하여 우열을 가리는 것이다. 전 단계를 통과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1상에서 문제가 있으면 2상으로 넘어갈 수 없다. 또한 각 단계가 짧아도 6개월에서 1년은 걸린다.

며칠 전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 19에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어서 살펴보니 세포 실험결과였다. 한 후보물질이 개발되어 임상 3상까지 살아남는 확률은 1만분에 1에 불과하다. 뉴스를 보면, 무슨무슨 병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보도되지만 아직 그 병들이 정복되지 못한 것은, 세포실험에서 성공한 것을 마치 다 완성된 것처럼 보도하기 때문이다.

3. 대비 전략

코로나 19의 종식은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사회적 억제 정책은 그 정책의 집행 기간에는 코로나 감염이 줄어게 할 수 있겠지만, 대신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 기간은 더 길어지게 하는 단점을 가질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공황 수준의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므로 수개월 안에 모든 것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획을 짜면 안 된다. 코로나 19 이후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발맞추어, 이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각자가 세워야 할 것이며, 새로운 세상에서의 해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끝>

김수정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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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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