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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원 도수치료' 시대 개막, 의료쇼핑 종말이 남긴 과제

고진아 기자

대한민국 비급여 시장의 '공공재'처럼 여겨지던 도수치료가 정부의 통제권 아래 놓인다. 회당 10만 원을 훌쩍 넘던 치료비는 4만3천850원으로 단일화되고, 무분별한 '의료쇼핑'의 시대는 막을 내린다. 그러나 이 파격적인 변화 뒤에는 의료 현장의 혼란과 또 다른 비급여 유행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4일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확정하며 강력한 정책 의지를 내비쳤다. 오는 7월 1일부터 전국의 모든 병의원에서 도수치료 비용이 4만3천850원으로 통일된다. 환자 본인부담률 95%가 적용돼 실제로 환자가 지불하는 금액은 약 3만8천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10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던 기존 고무줄 가격 시대를 종식시키고 '의료쇼핑의 종말'을 선언한 정부의 비급여 관리 정책의 일환이다.

그동안 도수치료는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등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활발히 시행되며 환자들의 높은 수요를 충족시켜왔다. 그러나 비급여 특성상 의료기관마다 가격이 제각각이었고, 실손보험의 비급여 보장 범위에 기대 무분별한 과잉 진료와 '의료쇼핑'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만성 통증 환자들 사이에서는 실손보험 가입 후 무제한으로 도수치료를 받는 행태가 만연해 사회 전체 의료비 낭비를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달라진 게임의 규칙은 비용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도수치료 이용 조건을 대폭 강화했다. 앞으로는 기본 물리치료 선행이 필수로 요구되며, 치료는 주 2회, 연간 총 15회로 제한된다. 다만, 의사의 명확한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연간 최대 24회까지 추가 9회의 치료가 허용된다. 이는 치료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담보하고 남용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4만원 도수치료' 시대 개막, 의료쇼핑 종말이 남긴 과제
[사진=연합뉴스]

비급여 의료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또 다른 변화는 5세대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에서 도수치료가 제외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도수치료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던 기존 방식이 사라지면서, 환자들의 도수치료 접근성 및 이용 행태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실손보험에 기대 번성했던 비급여 시장 한 축의 사실상 종언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번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을 통해 사회 전체 의료비 낭비를 방지하고, 왜곡된 의료 자원을 필수의료 분야로 재배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일부 개원가에서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도수치료 서비스 축소나 폐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이 오히려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규제의 칼날을 피해 체외충격파 치료나 영양주사 등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환자 진료를 유도하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의료기관들이 도수치료 감소로 인한 수익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다른 비급여 항목의 가격을 올리거나 은밀하게 진료를 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급여 유행이 단순히 품목만 바뀔 뿐, 의료비 낭비는 지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키운다.

정부의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은 왜곡된 의료 자원을 필수의료로 재배치하고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려는 첫 단추가 끼워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수가 현실화 요구와 풍선효과 방지라는 두 가지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정부는 3년 주기의 재평가 과정을 통해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올바른 의료 이용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정교한 정책 설계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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