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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코스트코' 40곳 '급팽창'…약국 생태계 격변, 약물 오남용 경고등

고진아 기자

‘약국계 코스트코’로 불리는 창고형 약국이 지난 1년간 전국에 40곳으로 급증하며 의약품 소비 지형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싼 약값과 쇼핑 편의로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이면에는 동네 약국 붕괴와 약물 오남용이라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대한민국 약국 생태계가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섰다.

창고형 약국의 확산세는 '메가팩토리' 개점을 기점으로 불과 1년 만에 전국 40곳으로 늘어나는 등 거침없다. 이곳들은 대형 마트처럼 넓은 공간에 의약품을 진열하고 카운터 없이 자유롭게 약을 고르도록 하는 '마트형 쇼핑'을 표방한다. 일반의약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늦은 시간까지 또는 연중무휴로 운영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40대 주부 안모 씨는 '약사 눈치 안 보고 원하는 약을 마음껏 고를 수 있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메가팩토리 정두선 대표약사는 '소비자 만족이 곧 확산의 핵심 이유'라고 밝혔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메가팩토리는 올해 하반기 3호점 개점을 계획하는 등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급성장 뒤에는 기존 약국 생태계의 붕괴 우려가 깊게 깔려 있다. 대한약사회는 창고형 약국이 동네 약국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4월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인근 약국의 81.6%가 '창고형 약국으로 인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실제 영양제는 72.8%, 상비약은 53.3%의 매출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 약사회 관계자는 '대형 약국으로 인해 동네 약국들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약국 코스트코' 40곳 '급팽창'…약국 생태계 격변, 약물 오남용 경고등
[사진=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약물 오남용 가능성이다. 창고형 약국의 '자유 구매' 방식은 의약품 안전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한 창고형 약국에서 불법 마약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슈도에페드린 성분 의약품이 대량으로 진열돼 있었던 사실이 지적됐다. 슈도에페드린은 감기약 등에 쓰이는 성분이지만, 대량 구매 시 불법 마약류의 원료로 전용될 위험이 있어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과거 약사법에서 약국의 대형화를 제한했던 배경에는 의약품의 공공성과 안전성 확보라는 중요한 가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해 4월 약국의 명칭 규제(예: '창고', '메가' 등)를 포함한 약사법 개정안을 의결하며 규제 마련에 나섰다. 소비자의 혼란을 방지하고 약국의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창고형 약국의 확장세는 이러한 법적, 사회적 논의에도 불구하고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편의와 의약품 접근성 향상이라는 긍정적 측면은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의약품은 단순히 소비재가 아닌 '안전'과 '공공성'이 최우선되어야 할 특수한 재화다. 국회의 명칭 규제 논의에도 불구하고 대형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약물 오남용 방지 및 약국 생태계 보호를 위한 합리적이고 심층적인 사회적 논의가 시급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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