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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 히포크라테스 통찰, '뱃속 미생물'로 밝혀진 건강 비밀

고진아 기자

2026년, 우리가 그동안 외면해왔던 뱃속 수십조 마리 세균들이 단순한 소화를 넘어 우리의 식욕, 기분, 심지어 건강의 운명까지 좌우하는 '숨겨진 지배자'임이 밝혀지고 있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는 2500년 전 히포크라테스의 통찰 「모든 질병은 장에서 시작된다」가 현대 과학으로 명확히 입증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과거 칼로리나 탄수화물 섭취량에 초점을 맞췄던 영양학은 이제 개인의 장내 미생물 구성에 따라 혈당 반응이 달라지는 '개인차'에 주목하고 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 구성은 섭취 칼로리나 탄수화물 양보다 혈당 반응 예측에 더욱 정확한 인자로 밝혀졌다. 이는 그동안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반전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과학적 진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 영양'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2017년 영국에서 창업한 헬스테크 기업 ZOE는 설문과 대변 분석을 통해 개인의 장내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 식단을 제안하고 있다. ZOE의 창업자 팀 스펙터 교수는 개개인의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고 역설해왔다.

뱃속 미생물은 단순한 소화 보조자를 넘어선다. 장내 세균은 미주신경을 통해 뇌에 직접 신호를 보내고, 인체 세로토닌의 약 90%를 장에서 생산한다. 이 세로토닌은 식욕은 물론 기분까지 조절하는 핵심 신경전달물질이다. 이는 곧, 우리가 '의지력 부족'으로 자책했던 그 순간이, 실은 뱃속 세균의 요구였을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개념의 역전을 의미한다.

2500년 히포크라테스 통찰, '뱃속 미생물'로 밝혀진 건강 비밀
[사진=연합뉴스]

제임스 킨로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박사는 2023년 저서 '다크 매터(Dark Matter)'에서 장내 미생물을 우주의 '암흑 물질'에 비유했다. 마치 암흑 물질이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존재를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뱃속 미생물 역시 우리 몸의 건강과 질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그 중요성이 간과돼왔다는 통찰을 담았다. 이제 다이어트는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뱃속 미생물 생태계를 어떻게 관리하고 가꾸는가의 문제로 인식돼야 한다.

따라서 다이어트가 더 이상 단순한 '의지력 싸움'이 아닌, 뱃속 미생물 생태계를 건강하게 조성하는 문제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걷기를 통해 장 운동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식이섬유를 꾸준히 섭취하여 유익균의 먹이를 공급하는 것이 건강한 장을 유지하는 핵심이다. 뱃속 세균을 우리의 건강을 좌우하는 가장 충실한 동반자로 인식해야 할 때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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