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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무퀘게, 전쟁 성폭력 치유의 메스를 들다

고진아 기자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인간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 한 의사의 목소리가 다시금 울림을 주고 있다. 바로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드니 무퀘게 박사다. 그는 먼 아프리카 민주콩고의 성폭력 피해 여성뿐 아니라, 2016년 한국을 방문하여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일본은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삶과 메시지는 시대를 초월하여 치유와 인권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민주콩고 부카부 출생의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 박사는 1999년 고향에 판지병원을 설립하며 비극적인 사명에 뛰어들었다. 민주콩고 내전 과정에서 발생한 성폭행 피해 여성 수천 명을 치료하고 재활시키는 데 일생을 바쳤다. 그는 하루 최대 18시간씩 일하며 집단 성폭행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여성들을 치료했으며, 단순한 육체적 치유를 넘어 숙소, 심리 상담, 직업 훈련, 교육 프로그램까지 제공해 자립을 도왔다. 이는 의학적 치료를 넘어선 전인적 돌봄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무퀘게 박사의 헌신은 국제사회의 깊은 인정으로 이어졌다. 2016년 서울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전쟁과 무력 분쟁의 수단으로 자행되는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국내외적으로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해온 상징적 인물」이라는 평과 함께 2018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도 수술실에서 환자를 치료 중이었다. 이외에도 2008년 유엔인권상, 2009년 올해의 아프리카인상, 2014년 유럽의회 사하로프 인권상 등을 수상하며 그의 업적은 더욱 빛을 발했다.

그의 용기 있는 목소리 뒤에는 큰 위협이 따랐다. 2012년 9월 유엔 연설에서 국제사회에 무장세력 대응을 촉구한 지 한 달 뒤 자택이 습격당해 경호원이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다. 그러나 시민들의 간절한 요청에 응답하여 수개월 만에 귀국, 다시 메스를 들고 진료를 이어가는 불굴의 의지를 보여줬다.

의사 무퀘게, 전쟁 성폭력 치유의 메스를 들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2016년 한국 방문 당시, 그는 우리 사회의 깊은 상흔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강력한 연대감을 표명했다. 그는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히며, 「할머니들이 민주콩고에서 제가 치료했던 15~16살 소녀들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계속 그 고통을 안고 살아온 것이다. 성폭력은 한 인간의 인간성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역설하며, 전쟁 성폭력이 국경과 시간을 초월한 보편적 인권 문제임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2026년 현재까지도 무퀘게 박사의 인류애 실천은 계속되고 있다. 2023년 민주콩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으나 득표율 1% 미만으로 낙선했으며, 2024년에는 국제사회 원로 그룹인 '디 엘더스(The Elders)' 회원이 되어 전 세계 분쟁 지역의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그의 삶은 의사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키고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는 숭고한 사명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하나의 증거다.

의약일보는 드니 무퀘게 박사의 이야기가 단순한 인권운동가의 서사를 넘어선다고 본다. 그는 의사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키고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는 숭고한 사명을 온몸으로 실천했다. 2026년 현재,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 속에서 그의 '성폭력은 한 인간의 인간성을 부정하는 행위'라는 외침은 국제사회와 보건의료인들에게 강력한 경고이자 동시에 인류애의 희망을 제시한다. 그의 헌신은 인류의 아픔을 치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우리의 지속적인 책임임을 다시금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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