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초기 대장암 환자의 체액에서 암유전자를 초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차세대 액체생검 플랫폼을 개발했다. 암 조기진단과 재발 모니터링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이민영·박성규 박사 연구팀이 플라즈모닉(Plasmonic) 기술을 기반으로 대장암의 주요 암유전자인 'KRAS 돌연변이'를 혈액과 소변에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액체생검은 암 조직을 직접 채취하는 기존 조직검사와 달리 혈액이나 소변 등 체액을 이용해 암 관련 유전자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적고 반복적인 검사가 가능해 암 진단 및 치료 과정의 추적 관찰에 매우 유리한 기술로 꼽힌다.
하지만 초기 암 환자의 체액 내 암유전자는 극미량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기존의 유전자 증폭(PCR) 기반 기술이나 고가의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술로는 민감도가 떨어지거나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즈모닉 신호 증폭'과 '선택적 유전자 증폭' 기술을 결합했다. 금속 나노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플라즈모닉 마이크로어레이를 활용해 미세한 광신호를 증폭시키고, 정상 유전자 사이에 섞인 극소량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구분해 검출해내는 방식이다.
앞서 폐암 환자의 혈액에서 돌연변이 유전자(EGFR)를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던 연구팀은 이번에 분석 범위를 대장암의 KRAS 돌연변이로 확장하고, 혈액뿐 아니라 소변에서도 암유전자를 검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민영·박성규 박사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통해 암 조기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향후 췌장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플랫폼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관련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기술이전 및 사업화도 추진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밀의료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엔피제이 프리시전 온콜로지(npj Precision Oncology, IF 8.0)'에 지난 5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플랫폼은 초기 암 진단의 높은 벽이었던 낮은 민감도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했다"며 "환자들이 보다 간편하고 정확하게 암 재발 여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정밀 의료의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