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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법 효과 압도적…'불평등' 그림자 숙제

고진아 기자

직장, 식당, 술집 등 공공장소 흡연을 전면 금지하는 '포괄적 금연법'이 시행 지역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12년간 인구 10만명당 무려 137.7명이나 감소시키는 놀라운 장기적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2026년 6월 25일 전 세계 보건계를 강타했다. 그러나 이 강력한 생명 보호 효과의 이면에는 우리 사회가 직시해야 할 '담배 노출 불평등'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추웨 우 박사팀은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을 통해 공공장소 금연법의 장기적 효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내 141개 카운티(금연법 시행 38곳, 미시행 103곳)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추적 분석한 결과, 금연법이 시행된 지역에서는 심혈관질환(CVD) 사망이 인구 10만명당 연평균 12명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감소 효과는 금연법 시행 2년 차부터 유의미하게 나타나 시간이 지날수록 커졌으며, 12년간의 누적 감소 효과는 인구 10만명당 137.7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흡연 및 간접흡연이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다.

하지만 이처럼 고무적인 금연법의 효과가 모든 인구 집단에 공평하게 적용되지는 않았다는 점이 연구의 또 다른 핵심 결과로 드러났다. 가장 큰 효과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확인됐다. 이 연령대에서는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연평균 84.4명 감소하며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성에게서 연평균 16.8명의 감소 효과가 나타났으나, 여성에게서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사망률 감소가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25~64세 연령층에서는 감소 폭이 인구 10만명당 3.7명으로 상대적으로 미미했으며, 비히스패닉계 흑인에게서는 감소 효과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금연법 효과 압도적…'불평등' 그림자 숙제
[사진=연합뉴스]

연구팀은 이러한 격차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여러 요인을 지목했다. 고령층은 전반적인 건강 취약성이 높아 금연법의 보호 효과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을 수 있고, 남성은 여성보다 흡연율이 높고 공공장소 노출 가능성이 커 금연법의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여성 및 비히스패닉계 흑인 집단의 경우, 주거 환경, 직업 환경, 그리고 현행 정책의 적용 범위 차이 등 구조적 요인들이 간접흡연 노출 위험에 영향을 미쳐 금연법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공공장소 금연법만으로는 해소하기 어려운 '담배 노출 불평등'의 단면을 보여준다.

추웨 우 박사팀은 포괄적 금연법이 사망률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하지만, 그 효과가 모든 집단에서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책적 제언을 내놓았다. 연구팀은 모든 인구 집단의 심혈관 건강 개선을 위해서는 공공장소 금연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공동주택 등 사적 공간에서의 담배 노출을 줄이는 추가 전략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공공장소 금연법이 심혈관질환 사망률 감소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명확히 입증하며 보건 정책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을 만하다. 하지만 동시에 드러난 인구 집단별 효과의 불균형은 정책 입안자들이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를 던져준다. 공동주택 등 사적 공간에서의 담배 노출을 줄이는 '다음 단계'의 금연 전략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모두를 위한 건강한 환경'을 구현하기 어렵다. 의약일보는 금연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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