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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조원 수혈' 지역·필수의료 대수술…의료계 판도 바뀐다

고진아 기자

보건복지부가 20년 만의 진찰료 구조 개편과 함께 지역·필수의료 인프라 강화를 위해 연 3조6천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역대 최대 규모'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확정 발표, 의료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그동안 필수의료 분야는 고위험 저수가 구조로 의료진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지역 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가 고질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막고 지속 가능한 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수가 체계 개편에 나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혁신방안을 통해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총 연 3조6천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한다. 구체적으로는 비수도권 지역우대수가에 4천억원, 중증·응급 최종치료 분야에 9천억원이 배정됐다. 비수도권 전역 및 수도권 6개 취약 진료권(경기 의정부권 등) 종합병원 이상에서는 수술·처치 수가에 10% 가산율이 적용된다. 특히 소아중환자실 처치 수가에는 50%의 높은 가산율이 도입된다. 또한 인구감소지역 84개 시군 내 2천249개 의료기관은 진찰료와 입원료가 각 5%씩 가산된다.

2001년 수가체계 도입 이후 20년 만에 진찰료 구조 개편도 이뤄진다. 동네 의원 초진료는 6% 상향되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초·재진료는 2% 인상된다. 심층진찰·상담 보상은 상급종합병원 본사업 전환 및 종합병원 시범사업 확대로 적용 대상이 넓어진다. 입원료 역시 일반병실 7%, 중환자실 10% 상향되어 환자 입원 환경 개선과 의료기관 운영 지원을 꾀한다.

'3.6조원 수혈' 지역·필수의료 대수술…의료계 판도 바뀐다
[사진=연합뉴스]

실질적인 수가 변화 예시로, 전북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야간에 동맥류절제술을 응급 시행할 경우 기존 1천50만원이 1천702만원으로 대폭 인상된다. 모자의료센터 보상 등 일부 항목은 올해 3분기부터 시행되며, 다른 수가 개편은 오는 12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수가 개편 주기는 기존 5~7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되어 신속한 제도 개선이 가능해진다.

재정 효율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과도하게 높았던 CT·MRI 수가를 연 7천억원 인하하고, 검체검사 수가를 연 1조7천억원 낮춰 총 2조6천억원의 재정을 절감한다. 이에 따라 순수 건강보험 재정 추가 부담은 연 1조원으로 조정된다. 정부는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향후 10년간 총 15조원의 지출 효율화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번 혁신방안으로 환자 본인 부담 진료비는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강보험료는 일부 인상될 가능성이 언급됐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보험료율도 약간 인상은 해야 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밝히면서도, 「최대한 보험료 인상으로 가지 않도록 지출 효율화나 수입 개발 확충 등을 통해 감당할 예정」이라고 정부의 노력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역대 최대 규모의 수가 혁신방안이 그간 지적되어 온 지역·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막고 의료 인프라를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지 의료계는 주목하고 있다. 연 1조원의 추가 재정 부담이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지, 이에 대한 정부의 지출 효율화 및 수입 확충 노력이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년 이내로 단축된 수가 개편 주기는 향후 의료 환경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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