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DAILY의약일보

3.6조 투입에도 건보료 '제로'?… 25년 만의 수가 혁신 파격

고진아 기자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연 3조6천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면서도 국민 본인부담금과 건강보험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파격적인 발표가 나왔다. 2026년 6월 25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 브리핑을 통해 25년 만의 '근본적인 혁신'을 예고하며 의료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를 천명했다.

정부는 이번 혁신이 단순히 수가를 조정하는 것을 넘어, 지역·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해소하고 국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연 3조6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은 이번 개편안의 핵심적인 반전이자 목표다. 이는 4차 상대가치 조정 중 '조정의 폭'과 '규모' 면에서 가장 큰 혁신이며, 20년 만에 단행되는 진찰료 상대가치 개편까지 포함하고 있다. 정부는 기본진료와 지역·필수의료 강화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담아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섰다.

국민 본인부담금 증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는 고위험 분만, 신생아 중환자, 1세 미만 소아의 경우 현재와 같이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아 추가 보상에도 국민 부담이 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역 우대 수가 또한 추가 본인부담 없이 추진될 예정이다. 또한, 검사비 절감 및 수가 조정을 통해 전반적인 본인부담 감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증·응급수술에는 산정특례를 적용해 본인부담률을 5~10%로 제한하며, 총 의료비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해 일정 수준 이상의 부담금은 환급받도록 할 방침이다. 정은경 장관은 브리핑에서 「본인 부담이 커지지 않고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게끔 보상체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3.6조 투입에도 건보료 '제로'?… 25년 만의 수가 혁신 파격
[사진=연합뉴스]

건강보험료 인상 억제를 위한 지출 효율화 방안도 병행된다. 정부는 지난 3월 약가 인하를 발표한 바 있으며, 외래 과다 이용자 기준을 기존 360일에서 300일로 확대하여 불필요한 의료 쇼핑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정수급 관리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고 지출 효율화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하반기에 투입될 재정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검사 수가 조정, 균형 수가 전환, 지출 효율화 방안을 병행하여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가 개편의 또 다른 핵심은 '수가 개편 주기 단축'이다. 기존 5~7년에 한 번 이루어지던 수가 개편 주기를 2년 이내로 대폭 단축하여 급변하는 의료 환경 변화에 예측 가능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의료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CT·MRI 재촬영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영상 공유 시스템 강화, 특수영상 검사 관리체계 구축, 영상 검사 질 향상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의 이번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은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지역·필수의료를 강화하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모자의료 부분은 3분기부터, 대부분의 개편은 12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수가 개편 주기를 2년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은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대한 정부의 기민한 대응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연 3조6천억 원의 대규모 재정 투입에도 국민 본인부담 및 건보료 인상 우려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이 실현될지는 지출 효율화와 재정 확충 노력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 의료 현장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정부의 이번 개혁안이 성공적인 안착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의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3.6조 투입에도 건보료 '제로'?… 25년 만의 수가 혁신 파격 : 정책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