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너져가는 지역 및 필수의료 인프라를 복구하기 위해 건강보험 수가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필수 분야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연 3조 6천억 원을 투입하고, 과도하게 보상받던 검사 분야의 수가는 낮춰 재정을 효율화한다.
보건복지부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확정했다.
지역·필수의료에 연 3조 6천억 원 집중 지원
정부는 지역별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필수의료 분야의 기피 현상을 막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대폭 투입한다.
지역우대수가 도입: 비수도권 및 수도권 취약지역(의정부·남양주·이천·포천·인천 등) 종합병원 이상의 모든 수술·처치에 수가 10%를 가산한다. 인구감소지역 84개 시·군 내 병·의원은 진찰료와 입원료를 5% 추가로 받는다.
중증·응급 집중 강화: 중증·응급 최종 치료(연 9천억), 소아진료(연 2천억), 고위험 분만 등 모자의료(연 1천억)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특히 소아중환자실 처치 수가는 최대 50%까지 가산된다.
진찰료·입원료 현실화: 20년 만에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를 상향 조정한다. 동네 의원 초진료는 현행 1만 8,840원에서 1만 9,980원으로 인상되며, 중환자실 및 일반병실의 입원료 기본수가도 7~10% 상향된다.
15분 심층진찰 활성화…'검사'에서 '상담'으로 전환
정부는 무분별한 검사 대신 의료진의 충분한 설명과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심층진찰·상담체계'를 본격화한다. 그동안 시범사업이었던 상급종합병원 15분 심층진찰과 소아 일차의료 15분 상담이 본사업으로 전환되며, 내과·가정의학과·산부인과 등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CT·MRI 등 검사 수가 인하로 재정 효율화
필수의료 지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보상 수준이 과도하게 높았던 분야는 수가가 조정된다.
검체검사·영상검사: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연 1조 7천억 절감)와 CT·MRI 촬영(연 7천억 절감)의 수가를 인하하여 지출을 줄인다.
환자 부담 최소화: 복지부는 "필수의료 분야는 본인부담금을 없애거나 낮게 유지하고, 검사 수가 인하로 환자 부담도 함께 줄어들 것"이라며 전체적인 국민 진료비 부담은 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 및 시행 시기
이번 개편안은 올해 3분기 모자의료센터 보상을 시작으로, 12월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또한, 건강보험 수가 개편 주기를 기존 5~7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하여 의료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다만,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 재정을 위해 건강보험료율의 소폭 인상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대한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지출 효율화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개편은 필수의료 현장의 인력 부족과 지역 간 의료 격차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현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실제 의료진의 근무 여건 개선과 필수 의료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