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DAILY의약일보

첫 장애인 구강조사 '충격'…어린이 64%, 성인 95% 충치 '빨간불'

고진아 기자

질병관리청이 국내 등록 장애인 1,988명을 대상으로 2025년 5월부터 11월까지 실시한 첫 국가 단위 장애인 구강건강 실태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어린이 장애인의 유치 충치 경험률이 64.0%에 달하고, 절반 가까운 46.7%의 장애인이 경제적 이유로 치과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충격적인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세부터 9세까지의 어린이 장애인 유치 충치 경험률은 64.0%로, 비장애인을 포함한 전체 어린이 충치 경험률보다 16%포인트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장애 아동의 구강 건강이 매우 취약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성인 장애인의 구강 건강 문제도 심각했다. 10세 이상 장애인의 영구치 충치 경험률은 무려 95.3%에 육박했다. 특히 정신장애인의 영구치 충치 경험률은 97.4%로 가장 높았으며, 현재 충치를 보유한 비율도 전체 장애인 평균 31.7%를 크게 웃도는 51.2%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충치 개수 역시 9.3개로 매우 많았고, 정신장애인의 경우 11.4개로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심각한 구강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치과 치료 접근성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의 46.7%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치과 치료를 제때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며, 장애인의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첫 장애인 구강조사 '충격'…어린이 64%, 성인 95% 충치 '빨간불'
[사진=연합뉴스]

일상적인 구강 위생 관리 역시 미흡했다. 잠자기 전 칫솔질 실천율은 32.5%에 불과했으며, 충치 예방에 효과적인 홈 메우기(치아 실란트) 경험률은 2.7%에 그쳤다. 반면, 보철물 보유율은 65.6%로 높아, 이미 손상된 치아에 대한 치료 의존도가 높음을 시사했다.

김영재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장애인의 구강 건강은 비장애인보다 매우 취약하며, 특히 정신장애에서 건강 불평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구강 관리가 어려운 환경과 경제적 장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장애인의 구강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장애인 구강 건강 문제가 단순한 개인적 차원을 넘어선 사회적 불평등의 결과임을 명확히 보여줬다. 김영재 교수의 제언처럼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큼, 정부와 의료계는 구강보건사업 증진과 실태조사 정례화를 통한 실질적인 구강 건강 안전망을 구축하고,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적 관심과 투자를 지속해야 할 것이다.

Copyright © 의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첫 장애인 구강조사 '충격'…어린이 64%, 성인 95% 충치 '빨간불' : 정책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