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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만에 역사 속으로…헌혈 간기능 검사 폐지, 19만 유닛 혈액 낭비 막는다

고진아 기자

지난 36년간 헌혈의 필수 관문이었던 간기능 검사가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는 단순한 절차 변화를 넘어, 보건복지부의 중대한 결정으로 불필요하게 버려지던 약 19만 유닛의 혈액 낭비를 막고, 심각한 국가 혈액 수급난에 숨통을 트이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치는 혈액관리법 시행규칙 개정령 시행에 따른 것이다. 1990년 도입된 헌혈 간기능 검사는 과거 B형, C형 간염 등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주요 수단이었다. 그러나 핵산증폭검사(NAT) 등 최신 기술의 발전으로 간염 바이러스를 혈액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간기능 검사의 효용성은 점차 상실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2009년에 해당 검사 제외를 권고했으며, 주요 선진국들은 약 20년 전 검사를 퇴출하는 등 국제적 표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불필요한 검사 폐지는 혈액 효율성 증대로 직결된다. 지난 5년간 간기능 검사 이상으로 인해 폐기된 혈액은 약 19만 유닛(약 2억cc)에 달한다. 이는 헌혈자의 소중한 생명 나눔이 결과적으로 낭비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초래했다. 특히 2026년 4월 24일 기준, 국내 혈액 보유량은 3.0일분에 불과해 적정 보유량인 5일분에 한참 미치지 못하며, A형과 O형의 경우 2.4일분으로 더욱 위급한 상황이다. 간기능 검사 폐지로 이 같은 혈액 낭비를 종식하고 만성적인 혈액 수급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36년 만에 역사 속으로…헌혈 간기능 검사 폐지, 19만 유닛 혈액 낭비 막는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간기능 검사 폐지를 시작으로, 국가 혈액 수급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을 통해 헌혈 가능 연령 상한을 현행 69세에서 74세로 5세 상향하여 헌혈 인구 풀을 넓히고, 청년층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OTT 구독권 등 맞춤형 기념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약 615억 원이 적립된 헌혈환급적립금 제도를 개편하여 헌혈자 예우를 강화하고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구 고령화 및 저출생에 따른 헌혈 인구 감소와 중증 질환자 증가로 인한 혈액 수요 증대라는 이중고 속에서, 7.0%의 헌혈률 감소를 막기 위한 필사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헌혈 간기능 검사 폐지는 국내 혈액 관리 시스템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헌혈 가능 연령 상향, 청년층 유인책, 헌혈환급적립금 제도 개편 등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맞물려 만성적인 혈액 수급난 해소와 지속 가능한 생명 나눔 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혈액 관리 시스템 선진화를 위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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