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49억 달러 수출 시대를 맞은 K-콘텐츠의 열풍 속, K-푸드의 가치가 재조명되는 이때. 최만순 음식 칼럼니스트가 바다와 강을 오가는 여름 농어에 담긴 '약이 되는' 생명력과 건강의 깊은 지혜를 들려준다.
농어는 강과 바다를 오가며 살아가는 독특한 생태를 지녔다. 이러한 특성은 자연의 순응과 조화를 상징하는 듯하다.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여름 농어의 가치를 알아보고 '오뉴월 농엇국은 뱀장어보다 낫다'는 속담으로 그 효능을 칭송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농어는 각 지역의 토산으로 기록되며 오랜 역사 속 여름 대표 보양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경남에서는 '깡다구', 전남에서는 '농에', 충남에서는 '깔대기' 또는 '껄떡이'라 불리며 지역마다 친숙한 이름으로 사랑받았다.
한국약선요리 창시자이자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으로 활동하는 최만순 칼럼니스트(팽명천 교수 사사, 한중일 약선협회장 역임)는 여름 제철 농어를 '약이 되는 K-푸드'로 소개했다. 동양 의학적 관점에서 농어는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아(甘) 대부분 체질에 부담이 적다고 평가된다. 명나라 약학서 「본초강목」은 농어가 오장을 보하고 근골을 튼튼하게 하며 태를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했다. 특히 비(脾)·위(胃)·간(肝)·신(腎)에 작용하여 소화를 돕고 허약함을 회복시키는 데 이롭다.
현대 영양학적 분석 또한 농어의 가치를 뒷받침한다. 농어는 양질의 단백질은 물론 피로 해소와 간 기능 지원에 탁월한 타우린을 풍부하게 함유했다. 또한 뼈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 A와 D, 그리고 미량원소 구리(銅)까지 고루 갖춰 전통 의학과 현대 영양학이 일치하는 '완전식품'에 가깝다는 평가다.
농어는 회, 맑은탕, 조림, 구이, 찜, 튀김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즐길 수 있다. 최 칼럼니스트는 이러한 조리법에 손자병법 「병세(兵勢)편」의 지혜가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재료의 '축적', 풍미의 '응축', 맛의 '조화',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의 '변화'가 바로 병세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건강의 본질이 우리 몸의 '세(勢)'를 올바르게 형성하는 과정에 있음을 강조하는 메시지다.
빠른 효과와 단기적 만족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건강 습관에 대해 최만순 칼럼니스트는 '건강은 속도전이 아닌 축적과 흐름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다'고 역설한다. 여름 농어가 지닌 '축적의 힘'과 '흐름을 아는 지혜'는 진정한 저속노화와 양생의 길을 제시한다. ''강한 자가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아는 자가 오래간다''는 메시지처럼, 여름 농어는 단순한 보양식을 넘어 건강한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깊은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