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발열로 병원을 찾은 60대 환자의 저나트륨혈증을 지나치게 빠르게 교정하다 영구적인 안구운동장애를 초래한 병원에 법원이 5천만원대 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의료과실에 경종을 울렸다.
청주지법 민사3단독 김현룡 부장판사는 이날 A씨(60대)가 청주의 한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 측이 A씨에게 5천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A씨가 청구한 약 9천만원 중 일부를 인정한 것으로, 저나트륨혈증 치료 과정에서의 의료진 과실을 명확히 한 사례로 주목된다.
사건은 2024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씨는 급성 발열과 의식 저하 증상으로 청주의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A씨의 혈중 나트륨 수치는 정상 수치(140mmol/L)보다 훨씬 낮은 111mmol/L로 측정되어 심각한 저나트륨혈증 진단을 받았다. 저나트륨혈증은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상태로, 오심, 구토, 두통, 의식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후 의료진의 치료 방식에서 발생했다. 의료진은 A씨의 나트륨 수치를 정상 범위로 교정하는 과정에서 신중하고 서서히 교정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급속하게 교정했다. 이로 인해 A씨는 삼투성 탈수초 증후군(ODS)이라는 심각한 합병증을 겪게 되었으며, 양측 제6뇌신경 마비 진단을 받았다. ODS는 급격한 나트륨 수치 변화로 인해 뇌 신경세포의 수초(myelin sheath)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영구적인 신경학적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후유증으로 A씨는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눈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영구적인 안구운동장애를 얻었다. 재판부는 A씨의 노동능력이 12% 감소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병원 측은 MRI 소견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등의 항변을 내세웠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현룡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의료진은 ODS 발생 위험을 막기 위해 혈중 나트륨 수치를 신중하고 서서히 교정해야 하는데도 지나치게 급속하게 과교정했다」고 명시하며 의료과실을 인정했다. 나트륨 과교정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적절한 프로토콜에 따라 치료를 진행해야 할 의료기관의 책임이 명확히 강조된 판결이다.
이번 판결은 저나트륨혈증과 같은 전해질 불균형 치료 시 의료기관의 신중한 프로토콜 준수와 환자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의료과실로 인한 영구적 손상에 대해 환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의료기관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한 중요한 판례로서 향후 유사 사례 예방과 의료 시스템 개선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