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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능인 '숨겨진 위기', 법제화 지원 시급

고진아 기자

지적장애 범주 밖 「숨겨진 위기」로 불리는 경계선 지능인이 아동·청소년 5.1%, 성인 6.8%에 달하는 충격적인 실태가 2026년 7월 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이들의 전 생애에 걸친 고통과 가족의 막대한 부담은 국가 차원의 상설 지원 법제화가 시급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보건복지부 의뢰로 진행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경계선 지능인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계선 지능 위험집단은 아동·청소년 5.1%, 성인 6.8%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적장애인으로 분류되지 않아 공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심각한 사회·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었다. 특히, 경계선 지능 위험집단 아동의 학업 중단율은 일반 아동의 6배 이상 높고, 성인 위험집단의 60% 이상이 3개월 이상 고립 은둔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과 약물 복용률은 일반인 대비 최대 10배에 육박해 전문적인 의료 및 심리 지원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경계선 지능인은 어린 시절부터 학업 부진, 또래 관계 어려움 등을 겪으며 사회 부적응 위험에 노출된다. 성인이 된 후에도 고용 시장에서 취약한 지위에 놓이기 일쑤다.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61%에 달해 고용의 질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들이 안정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경계선 지능 아동 보호자들은 자녀의 발달과 학습을 위해 월평균 80만 3천원을 사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이는 가계 경제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는 수준이다.

경계선 지능인 '숨겨진 위기', 법제화 지원 시급
[사진=연합뉴스]

현행법상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장애 범주에 속하지 않아 장애인복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교육이나 고용 등 전 생애에 걸친 체계적인 공적 지원 시스템이 부재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경계선 지능인을 양육하고 돌보는 부담은 오롯이 개별 가구에 전가되고 있으며, 이는 가족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현실 속에서 전문가와 당사자들은 법적 지원 체계 구축의 절실함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2025년 11월 17일 국회 공청회에서 최윤경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는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법제화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또한, 실태조사 결과 경계선 지능인 당사자 및 보호자의 37.3~45.1%가 관련 법 제정을 「최우선 과제」로 요구하고 있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단기적으로는 위기 집단에 대한 지역사회 사례관리를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 및 학습 지원을 연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경계선 지능인을 정책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법적 근거 마련과 전담 지원 기관 설립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영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생애주기별 특성을 고려한 다면적이고 지속 가능한 국가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사회의 책임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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