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 강력한 백신 회의론에 가로막혔던 mRNA 기술이 미국 FDA 자문위원회의 모더나 mRNA 독감 백신 '엠플루시바' 만장일치 승인 권고로 독감 백신 시장 입성을 목전에 두며 보건 행정의 중대한 전환점을 알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지난 6월 19일(현지시간) 모더나의 50세 이상 성인 대상 mRNA 독감 백신 '엠플루시바'의 승인을 만장일치로 권고했다. 자문위는 이 백신의 이점이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평가했으며, FDA는 오는 8월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승인된다면 '엠플루시바'는 미국 최초의 mRNA 기술 기반 독감 백신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세우게 된다.
특히 이번 심사는 VRBPAC이 2023년 이후 약 3년 만에 새로운 백신을 심사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는 과거 백신 회의론적 기류가 강력했던 시기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비나이 프라사드 전 FDA 의료·과학책임자 겸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수장이 모더나의 mRNA 독감 백신 심사를 신청 단계에서 거부하는 등 mRNA 기술에 대한 보건 당국의 벽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보건복지부(HHS) 내 백신 회의론자들이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행정부 기류에 결정적인 변화가 감지됐다. 올해 초에는 과거 모더나 백신 심사를 거부했던 프라사드 전 소장과 짐 오닐 전 보건부 부장관 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대행이 사임했다. 이어 지난달(2026년 5월)에는 백신과 사망이 관계있다고 주장했던 마티 매캐리 전 FDA 국장마저 퇴임하며, 주요 백신 회의론자 '3인방'이 모두 물러난 것이다. 이들의 퇴장은 mRNA 백신에 대한 보건 당국의 태도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mRNA 기술은 신속하게 바이러스 항체 단백질 생성을 지시함으로써 기존 백신 개발 방식보다 훨씬 빠르게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엠플루시바'의 이번 승인 권고는 단순한 백신 하나를 넘어, mRNA 기술이 독감 백신 시장에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하는 역사적 전환점임을 시사한다. 보건 당국이 과거의 정치적·이념적 논쟁을 넘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평가를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는 8월 FDA의 최종 승인과 함께 mRNA 독감 백신이 공중 보건 및 제약 시장에 가져올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독감 백신 분야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향후 다양한 질병에 대한 mRNA 백신 개발에도 더욱 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