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제왕절개 수술 중 의료진의 ‘긴박성 판단 미흡’과 ‘분만 지연’이 신생아에게 평생을 좌우할 뇌병변이라는 비극을 안긴 충격적인 의료분쟁이 3억 원의 합의금으로 조정 완료되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료중재원)의 역할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026년 7월 12일, 의료중재원이 발간한 '2024-2025 의료분쟁 조정 사례집'에 따르면, 20대 산모 A씨는 임신 38주 4일에 조기양막파수 후 태반조기박리가 의심되는 긴박한 상황에 처했다. 의료진은 즉각적인 응급 제왕절개를 결정했으나, 마취 및 분만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하며 신생아에게 허혈성 저산소성 뇌병증이 진단됐다.
A씨는 의료진의 처치 지연을 문제 삼아 의료분쟁을 제기했으나, 병원 측은 의료 과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의료중재원의 심의는 달랐다. 의료중재원은 응급 수술 준비 중 척추마취 시도가 긴박성을 무겁게 보지 않았을 가능성과 전신마취 후 태아 만출이 통상적인 분만 시간인 10~15분보다 지연된 점 등을 지적했다. 의료중재원은 「전신마취 후 태아 만출까지 통상보다 긴 시간이 지연되며 그로 인해 태아의 뇌 손상 가능성이 있고, 특히 태반조기박리가 의심되는 응급 수술 준비 과정에서 마취 방법과 진료 과정이 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명확히 판단하며 의료진의 진료 과정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했다.
이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의료중재원은 최종적으로 병원이 A씨에게 3억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조정 합의를 이끌어냈다. 합의금 3억 원은 신생아의 연령, 향후 육아 및 치료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금액이다. 또한 A씨는 병원에 대한 비방 및 명예 훼손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이번 사례는 의료중재원이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 준다. 2012년 설립된 의료중재원은 의료분쟁을 전문적으로 해결하며 피해자 구제와 의료인의 안정적 진료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의료중재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작년(2025년)까지 최근 5년간 총 1만1천61건의 의료분쟁이 접수됐다. 이 중 조정·중재 결정은 7천311건에 달하며, 개시율 66.5%, 조정 성공률 69.2%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백경희 의료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은 「조정은 승패를 가르는 절차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조정 제도의 본질을 역설했다. 이는 복잡하고 감정적인 갈등으로 번지기 쉬운 의료분쟁을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봉합하려는 의료중재원의 노력을 보여준다.
이번 3억 원 조정 합의 사례는 의료중재원을 통한 의료분쟁 해결이 피해자 구제와 의료인의 안정적 진료 환경 조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중요한 기제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앞으로도 의료중재원이 의료분쟁 해결의 중추적인 역할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신뢰받는 의료 환경을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