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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과실 사망 의사, 2심 집행유예…의료계 책임론 재점화

고진아 기자

마취제 과다 투여와 부적절한 응급조치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50대 의사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민사상 손해배상과 유족과의 합의가 실형을 면하게 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며, 의료 현장의 책임론에 다시금 화두를 던지고 있다.

부산지법 형사항소7부(임주혁 부장판사)는 2026년 7월 14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50대)에게 원심인 금고 1년을 파기하고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의료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한 과실로 환자가 사망에 이른 사건에 대해 법원이 민사적 합의를 양형에 적극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건은 지난 2021년 2월 24일 발생했다. 의사 A씨는 자신의 병원에서 환자 B씨의 코 용종 제거 수술을 진행하던 중 체중에 따른 최대 허용량을 초과한 국소마취제를 투여했다. 마취제 과다 투여로 인해 환자 B씨는 저산소증과 심정지 증상을 보였으나, A씨는 충분한 산소 공급 조치를 미흡하게 하고 119 신고를 지연하는 등 부적절한 응급조치를 했다.

이 사고로 환자 B씨는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약 3년여간 치료를 받다 결국 2024년 3월 1일 사망했다.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인 결과에 A씨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원심 재판부는 A씨의 중대한 과실을 인정하여 금고 1년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마취 과실 사망 의사, 2심 집행유예…의료계 책임론 재점화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 감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감형 사유에 대해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해 죄책이 무겁다」고 전제하면서도, 「민사 판결로 확정된 손해배상금을 유족에게 전액 지급했고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는 민사적 배상과 합의가 형사 처벌의 경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의료 현장에서의 업무상 과실치사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 기준과 의료인의 형사적 책임 경감 요인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특히, 민사상 손해배상과 유족과의 합의가 형사 처벌 수위를 낮추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이는 향후 유사 사건 발생 시 의료인들이 유족과의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번 판결은 의료인의 과실로 인한 환자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에 대한 형사 책임의 무게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환자 안전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마취제 투여 프로토콜 준수 및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 역량을 확보하는 데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 행위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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