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적·영적으로 건강한 직장인일수록 건강 관리에 더 많은 비용을 기꺼이 지출하려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은 가정의학과·건강문화사업단 윤영호 교수 연구팀이 전국 20∼40대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건강자산 가치(Health Asset Value·HAV)'에 대한 인식과 활용 가능성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건강 자산이란 개인과 지역사회, 사회 시스템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모든 요인과 자원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개인의 건강을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투자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 건강의 경제적 가치 추정 의향 ▲ 건강관리 유용성 ▲ 평가 프로그램 이용 의향 ▲ 맞춤형 건강 개선 활동 참여 의향 ▲ 비용 지불 의향 등 항목에 대한 공감 정도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0.4%가 건강자산 평가가 실제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는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70% 이상의 높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실제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63.4%에 달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내면의 건강 상태와 건강 투자 의향 사이의 뚜렷한 상관관계다.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정신건강 우수군'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건강 개선 프로그램에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1.42배 높게 나타났다. 봉사활동이나 종교, 명상 등을 통해 삶의 의미를 느끼는 '영적 건강 우수군'은 건강 자산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는 정도가 1.45배, 비용 지불 의향은 1.51배 더 높았다.
사회경제적 요인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대학 이상 학력자는 맞춤형 건강 개선 활동 참여 의향이 2.21배 높았으며, 고소득 직장인은 건강자산의 경제적 가치 인정 정도가 1.36배, 체계적 평가의 유용성 인식은 1.53배, 평가 프로그램 지속 이용 의향은 1.98배 높게 나타나 소득 수준과 건강 투자 의지 간의 격차도 확인됐다.
윤영호 교수(강남센터 원장)는 "직장인의 근무 환경이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와 기업은 근로자의 건강을 단순한 복지 비용이 아니라 투자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 개발과 계층·지역 간 건강 불평등 해소 정책 수립의 근거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