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나 과도한 음주 여부와 상관없이 흡연 자체가 20~30대 젊은 성인의 지방간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 지용호 교수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4∼2007년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한국 성인 약 350만 명의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22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중성지방 등을 종합한 지방간 지수(FLI)를 활용해 60 이상인 경우를 지방간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흡연은 청년층의 간 건강을 위협하는 강력한 독립 위험 요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흡연 기간·흡연량이 부른 '간'의 적신호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 습관은 성별에 따라 각각 다른 양상으로 지방간 위험을 높였다.
남성 흡연자: 하루 20개비 이상 담배를 피울 경우 지방간 위험이 41% 급증했으며, 흡연 기간이 10~19년인 경우에도 위험이 15% 증가했다.
여성 흡연자: 전체 흡연율은 남성에 비해 낮았지만, 10~19년 동안 흡연한 집단에서 지방간 위험이 무려 55% 치솟아 남성보다 증가 폭이 더 컸다.
특히 이러한 흡연과 지방간의 연관성은 정상 체중(체질량지수 25 미만)이거나 적정 음주량(하루 알코올 섭취량 25g 미만)을 유지하는 집단에서 오히려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대로 이미 비만이거나 음주량이 많은 집단에서는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약화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니코틴·산화 스트레스가 간 섬유화 촉진
연구팀은 담배 속 성분이 신체 대사 체계를 교란해 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흡연은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지질대사를 교란해 간 내 지방 축적을 직접적으로 촉진한다. 아울러 전신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니코틴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지방간 및 간 섬유화 진행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용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젊은 층의 간 건강을 지키기 위해 금연이 얼마나 중요한지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이라며, "향후 생활 습관이 간 건강에 미치는 복합적 영향을 분석해 건강검진 단계에서 조기 개입이 가능한 예측 모델과 예방 전략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간장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위장병·간장학'(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