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가 약용 식물, 즉 약초로 상처를 자가 치료하고 다른 침팬지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방법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와 같은 영장류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천연 자원을 약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발견했고 이를 통해 인간 의료의 기원을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우간다의 부동고 숲에서 약 8개월 동안 아프리카의 야생 침팬지가 약용 식물로 상처를 치료하고 때로는 서로 도움을 주는 것을 관찰했다.
수석 연구원인 엘로디 프레이만 박사(영장류 동물학)는 "우리는 침팬지들을 촬영하고 기록했으며 심지어 인간이 남긴 덫을 찾는 것을 돕는 등 다른 침팬지들을 도와주는 방법도 보았다"며 "이는 야생 침팬지들이 공감 능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침팬지가 다양한 고통으로부터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특정 식물을 찾고 먹는다는 작년의 연구 결과를 기초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부동고 숲에서 두 차례에 걸쳐 4개월을 보내며 인간과의 접촉에 편안함을 느끼는 야생 침팬지를 따라다녔다.
프레이만 박사는 "인간은 이타주의와 공감 능력이 있기 때문에 매우 특별한 종인데 동물들도 서로를 도우며 도움이 필요한 동료를 식별한 다음 특정 요구 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관측 노트에는 부상당한 침팬지에 대한 41건의 보살핌, 34건의 자가 보살핌, 그리고 다른 침팬지에 대한 7건의 보살핌 기록이 들어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관련이 없는 다른 침팬지들을 돌본 사례도 적어도 4건이 있었다.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의 영장류 학자이자 인지 생물학자인 이사벨 라우머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친족이 아닌 다른 침팬지에 대한 일부 유형의 친사회적 행동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과학자들이 이 놀라운 의약 자원을 연마하기를 희망한다면 동물을 관찰하고 동물로부터 배우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Self-directed and prosocial wound care, snare removal, and hygiene behaviors amongst the Budongo chimpanzees)는 ≪첨단 생태학과 진화(Frontiers in Ecology and Evolution)≫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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