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건강보험료율 결정을 앞두고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가 동결부터 2% 이상 인상까지 4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막바지 줄다리기에 돌입했다. 올해 말 당기적자가 2조8천37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계되는 가운데, 정부의 늘어난 국고지원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부담 완화와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딜레마 속에서 국민 모두의 '고통 분담'이 절실해지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급격한 적자 전환과 누적수지 급감으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2026년 7월말 기준 당기수지 3,644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말에는 2조8천374억원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누적수지는 전국 요양기관 진료비 약 3개월치에 해당하는 27조3천844억원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계됐다.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급격한 고령화와 의료 수요 급증이 꼽힌다. 2024년 노인 진료비는 52조1천935억원에 달하며, 이는 전체 진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에 정부가 비상진료 및 필수의료 지원 등 정책 추진에 8조6천억원 이상을 투입하며 재정 압박이 가중됐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인한 가입자 일각 및 소상공인의 부담 증가는 보험료 인상 논의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2027년 국고지원금을 올해보다 1조1천억원 증가한 13조8천억원으로 편성했으나, 법정 기준(20%)에 크게 못 미치는 14.4%에 그쳤다. 더욱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미지급된 국고지원금은 무려 19조4천531억원에 달해 국고지원 미흡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2027년 보험료 동결 시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2% 이상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폭탄’을 경고한 바 있다.
오는 9월 8일 건정심의 최종 결정에 따라 가입자 부담과 미래 재정 건전성 확보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2027년 건보료율 결정은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닌, 대한민국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국민의 의료 보장성이라는 중대한 과제와 직결된다. 단기적인 가입자 부담 완화와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 확보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그리고 향후 의료 시스템의 향방을 어떻게 이끌지 보건의료계는 물론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