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DAILY의약일보

"잠 못 자면 우울증 위험 2배"... 70대 독거노인·저소득층 '직격탄'

이신건 기자 기자
노인 불면증
노인 불면증

한국 성인의 우울 증상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수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 시간을 자지 못하거나 너무 많이 자는 경우 우울 증상 위험이 2배 이상 치솟았으며, 특히 1인 가구와 저소득층 등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의 정신건강 지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전국 성인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심층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적정 수면 벗어나면 위험 2.1배... 사회적 고립도 치명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울 증상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활 습관은 수면 시간이었다. 하루 7~8시간을 자는 사람들에 비해, 6시간 이하로 자거나 9시간 이상 과하게 자는 군은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2.1배나 높았다.

수면 외에도 사회적 관계가 단절될수록 우울증에 취약했다. 친구와의 교류가 월 1회 미만인 경우 위험도는 2.0배, 이웃 간 신뢰가 낮은 경우에도 1.8배 커졌다. 건강행태 측면에서는 흡연(1.7배), 고위험 음주(1.3배), 신체활동 부족(1.2~1.4배) 등이 우울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70대 이상 1인 가구 유병률 '최고'... 취약 계층 지원 시급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른 격차도 뚜렷했다. 우울 증상 유병률(PHQ-9 검사 10점 이상)은 2017년 2.7%에서 지난해 3.4%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기초생활수급 가구는 미수급 가구보다 4.6배, 월 소득 200만 원 미만 가구는 2.6배 더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고령층 1인 가구다. 70대 이상 1인 가구의 우울 증상 유병률은 8.9%로, 전체 평균보다 2.6배나 높았다. 질병청은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가 맞물리며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짚었다.

상담 문턱 낮아졌지만... 지역별 격차는 여전

긍정적인 대목은 정신건강 상담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우울감을 경험한 사람 중 전문가 상담을 받은 비율은 2016년 16.5%에서 지난해 27.3%로 크게 늘었다. 이는 정신과 진료나 상담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과거보다 완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울산(4.9%)과 충남(4.4%)의 유병률이 가장 높았으며, 광주와 전북(2.3%)이 가장 낮았다. 지난 9년간 전국 14개 시도에서 유병률이 일제히 증가한 가운데, 광주와 충남, 전북 3곳만 감소세를 보였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우울증 위험군은 2030 여성, 70대 이상 고령층, 1인 가구 등 사회적 약자에 집중되어 있다"며 "적정 수면 유지와 사회적 관계 형성, 건강한 생활 습관이 우울증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의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