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정신건강의학과 환자의 초진 면담을 효과적으로 돕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진료 전 환자의 상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의사가 실제 진료 시간에 환자와의 심층 상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혁신적인 의료 지원 시스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이의진·산업디자인학과 이탁연 교수 연구팀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주 교수 공동 연구팀은 환자의 응답 상태와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대화를 조정하며 임상 정보를 수집하는 정신과 초진 면담 지원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공감·재진술 기법 적용한 AI, 전문 의료 지식 바탕으로 실시간 질문 생성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서 '초진'은 환자의 증상 파악과 신뢰 관계(라포) 형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이지만, 제한된 진료 시간 내에 방대한 임상 정보를 정확히 수집해야 하기에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부담이 컸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AI가 환자의 답변을 정신건강의학 분야의 전문 의료 지식과 실시간으로 대조 및 분석하고, 문맥에 따라 다음에 이어질 핵심 질문을 유기적으로 생성하는 방식이다.
특히 챗봇 형태의 단순한 일문일답 형식을 탈피하여, 실제 정신과 상담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공감 표현, ▲환자의 진술을 명확하게 다시 정리해주는 재진술, ▲모호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짚어내는 명확화 등의 고도화된 상담 기법을 알고리즘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가상 환자 1440명을 대상으로 성능 검증 실험을 진행한 결과, 대부분의 사례에서 30분 이내에 진료에 필요한 핵심 임상 정보를 완벽히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의사는 진료실 밖에서 환자 상태 선파악… "심층 진료 시간 확보에 기여"
AI 시스템은 환자와의 면담이 끝나면 수집된 대화 내용을 분석하여,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과 잠재적 질환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요약형 임상 자료를 자동으로 생성해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전문의는 환자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기 전 이미 환자의 상태를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초기 정보 수집에 소요되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함으로써, 한정된 실제 진료 시간 동안 환자의 감정적 케어와 심층적인 정밀 상담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의진 KAIST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AI 기술이 초진 단계에서 발생하는 행정적·시간적 부담을 경감시키면, 의료진은 환자와 더 깊이 있는 교감을 나누는 데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며 "이는 의료 현장에서 인간 의사와 AI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진료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진료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 첫걸음"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