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마침내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과 고시를 제정·공포하며, 의료 현장의 오랜 숙원이었던 진료지원 간호사의 업무 범위가 피부 봉합을 포함한 43개 항목으로 공식 확정됐다. 작년 6월 간호법 시행 이후 1년여 만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서 의료기관의 인력 운영 효율화와 간호사의 전문성 강화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치로 진료지원전담 간호사(일명 PA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무려 43개에 달한다. 주요 확정 업무에는 피부 봉합, 중증환자 검사를 위한 이송 모니터링, 진료기록 및 소견서·진단서의 초안 작성, 상처 복합 드레싱, 수술 전후 환자 확인 및 문진·예진 등이 포함된다. 특히 전문간호사 자격 보유자에 한해 골수천자 등 고난이도 업무까지 허용돼 간호사의 전문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환자 안전을 위한 장치도 명확히 마련됐다. 간호사가 작성한 진료기록 초안은 반드시 의사의 확인·서명을 거쳐야 한다. 또한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 마취 등 주요 의료행위에 대한 설명은 의사가 직접 환자에게 해야 한다. 이는 간호사 업무 확대가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의사의 최종 책임과 역할을 강조한 조치다.
새로운 규칙은 공포 후 1개월이 지난 날인 2026년 8월 10일부터 시행된다. 진료지원업무는 의료법상 병원(한방·정신·치과병원 제외), 요양병원, 종합병원 중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기관에서 수행 가능하며, 군 병원에서도 적용된다. 업무 수행이 가능한 간호사는 '전문간호사'와 '진료지원전담간호사'로 구분된다. 진료지원전담간호사는 병원, 종합병원 또는 군 병원에서 간호사로서 3년 이상의 임상 경력을 갖추고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특히 이미 1년 6개월 이상 진료지원업무를 해온 간호사는 임상 경력 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되는 특례 조항이 마련되어 현장 간호사들의 사기 진작과 안정적인 제도 안착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제정안은 각 의료기관에도 중요한 변화를 요구한다.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 병원(진료지원수행병원)은 「진료지원업무 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심의·의결을 거쳐 각 직무에 대한 상세한 '직무기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환자 기록·처방 지원 업무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서명 시스템은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보건복지부의 조치는 작년 6월 시행된 간호법에서 하위 법령에 위임했던 세부 기준을 1년여 만에 마련한 것이다. 의료 현장의 고질적인 인력 운용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고, 숙련된 간호사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간호사회는 이번 규칙 제정을 환영하며 간호사의 전문성 강화와 업무 범위 확대를 통해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등 일부 의료단체에서는 의료행위의 정의와 의사 업무와의 경계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처럼 이번 규칙과 고시 제정은 의료 현장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간호사의 역량 강화와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과 함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각 의료기관의 운영위원회 역할과 공동 서명 시스템의 효율적 구축이 중요하며, 간호사와 의사 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과 유기적인 협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업무 확대에 그치지 않고 의료 시스템 전반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