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5.8바퀴를 돌며 1,441명의 생명을 구한 충남의 1세대 '하늘을 나는 응급실' AW-109EMS가 10년 6개월간의 눈부신 임무를 완수하고 이제 일본에서 새로운 날갯짓을 시작한다.
충청남도는 2016년 1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충남 1세대 닥터헬기 AW-109EMS가 지난달(2026년 6월)부로 10년 6개월간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닥터헬기는 총 1,851차례 출동해 23만1,801km를 비행했으며, 이는 지구를 5.8바퀴 돈 거리에 해당한다. 특히 이 헬기는 중증 응급환자 1,441명을 긴급 이송하며 충남 지역 응급의료 시스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AW-109EMS는 상급종합병원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주요 출동 지역은 서산(834회), 홍성(373회), 보령(205회) 등 서해안과 농어촌 지역에 집중됐다. 2019년 5월에는 누적 출동 1천회를 기록하며 충남 응급의료 기반을 굳건히 다진 바 있다. 단국대병원 소속 의료진과 조종사들은 '하늘을 나는 응급실'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시공간을 초월한 생명 구호 활동을 펼쳤다.
이 닥터헬기가 만난 환자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2016년 2월에는 생후 42일의 최연소 여아를 긴급 이송했고, 2017년 5월에는 99세 최고령 여성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2025년) 1월에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헬기에 이송되던 환자가 비행 중 심정지 상태에 빠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탑승 의료진의 신속한 심폐소생술과 네 차례의 제세동 시술로 환자는 기적적으로 소생하여 현재는 일상으로 복귀하는 놀라운 사례를 남겼다.
4년 반 동안 이 헬기와 함께 하늘을 누볐던 김승현 조종사는 「환자를 태우고 이륙할 때마다 꼭 살아서 가족을 다시 만나기를 기도했다」며 진심 어린 소회를 밝혔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닥터헬기의 기동력이 결합되어 수많은 생명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충남에는 이제 지난 7월 1일부터 신형 중형 닥터헬기 AW-169EMS가 새롭게 운항을 시작하며, 1세대 닥터헬기가 일궈온 생명의 가치를 이어받아 더욱 발전된 항공 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임무를 마친 AW-109EMS는 폐기되는 대신 일본의 닥터헬기 운영업체에 매각돼 현지에서도 응급환자 이송에 투입되는 '제2의 임무'를 시작한다. 이는 닥터헬기가 단순한 기계를 넘어 국제적인 생명 구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충남 1세대 닥터헬기가 남긴 소중한 생명의 가치는 새로운 헬기를 통해 이어지고, 낯선 일본의 하늘에서도 또 다른 생명을 구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확산될 것이다. AW-109EMS의 여정은 닥터헬기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인류의 생명을 지키는 숭고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