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DAILY의약일보

인하대 연구팀, 암세포를 '세균처럼' 인식시키는 신개념 항암 기술 개발

이호신 기자 기자
GettyImages-1295296721

인하대학교 연구진이 암세포를 세균과 같은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도록 만들어 면역체계의 공격을 유도하는 새로운 항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가 면역 감시를 회피하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하대학교는 생명공학과 전태준 교수와 기계공학과 김선민 교수 공동연구팀이 암세포 표면에 세균 유래 분자 패턴을 부착해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BAMPIRE(Bacteria-Associated Molecular Pattern-Induced Recognition Enhancement)'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병원체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만, 정상 세포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암세포는 면역계의 공격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은 암 치료의 주요 난제로 꼽혀왔다.

연구진이 개발한 BAMPIRE 기술은 암세포 표면에 세균에서 유래한 PAMPs(Pathogen-Associated Molecular Patterns)를 결합해 면역계가 암세포를 병원체처럼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험 결과 BAMPIRE 기술이 적용된 암세포는 강한 염증성 면역 반응을 일으켰으며, 대식세포가 암세포를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식균 작용도 촉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실험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대장암 모델에서는 BAMPIRE 기술만 적용해도 종양 성장이 억제됐으며, 기존 항암제인 독소루비신과 병용했을 경우 항암 효과가 더욱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대장암뿐 아니라 삼중음성유방암 등 다양한 암 모델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며, 향후 여러 암종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전태준 교수는 "BAMPIRE 기술은 암세포를 면역계가 다시 공격 대상으로 인식하도록 재프로그래밍하는 개념"이라며 "면역세포 자체를 조작하지 않고도 강력한 항암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항암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해당 학술지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Nature'가 발행하는 의생명과학 분야 국제 저널이다.

Copyright © 의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하대 연구팀, 암세포를 '세균처럼' 인식시키는 신개념 항암 기술 개발 : 학술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