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오랜 난제로 꼽혔던 직경 3㎜ 미만 '소구경 인공 혈관'의 한계를 순천향대 연구팀이 혁신적인 기술로 극복할 가능성을 열었다. 이식 후 혈전 발생을 줄이고 혈관조직 재생까지 유도하는 차세대 인공 혈관의 등장은 심장병 환아부터 혈액 투석 환자까지, 수많은 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직경 3㎜ 미만의 소구경 합성 인공 혈관은 혈전 형성, 불완전한 내피화, 내막 비후 등 고질적인 문제로 장기간 개통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워 임상 적용에 큰 한계를 보여왔다.
순천향대 의대 재생의학교실 이병택 교수와 순천향대 천안병원 외과 배상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하고자 차세대 소구경 인공 혈관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돼지 심장 유래 탈세포화 세포외기질(cECM)과 생분해성 고분자(PCL), 줄기세포, 바이오리액터 기술을 융합한 '코어-쉘(core-shell) 구조 섬유형 인공 혈관'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이식 전 인공 혈관 내부에 혈관내피세포 유사층을 형성해 혈전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혈관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자체 제작한 관류형 바이오리액터에서 골수 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2주간 배양한 결과, 인공 혈관 내강의 97%가 세포로 피복되는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 또한, 사전 내피화된 인공 혈관을 쥐 복부대동맥에 이식한 후 1개월 동안 100%의 개통률을 유지하며 뛰어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병택 교수는 이번 개발에 대해 '숙주 세포 유입과 혈관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심장병 환아의 수술이나 혈액 투석용 혈관 접근로 등 계획된 수술에 적용할 수 있는 재생형 소구경 인공 혈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바이오소재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스'(Bioactive Materials, IF 23.6) 2026년 9월호에 게재되며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순천향대 연구팀의 이번 차세대 소구경 인공 혈관 개발은 의료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수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장기 이식시험 및 대동물 연구를 통한 최종 검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이는 의학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진정한 '재생형 혈관'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