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최신 연구가 부모-자녀 비만 연관성의 대부분을 '유전적 요인'으로 지목하면서, '부모가 비만이면 자녀도 비만'이라는 오랜 통념이 재편될 전망이다. 영국 브리스틀대 톰 본드 박사팀은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신'을 통해 노르웨이 어린이 8만5천866명(1999~2009년생)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8세 자녀의 체질량지수(BMI)와 부모의 BMI 연관성 중 무려 79~94%가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밝혔다.
특히, 아버지의 BMI와 8세 자녀의 BMI 연관성은 94%가 유전적 요인 때문이었으며, 어머니의 경우 79%가 유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임신 중 어머니의 환경적 요인이 자녀 비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인식을 뒤집는 결과로 풀이된다. 톰 본드 박사는 「부모의 BMI와 8세까지 자녀 BMI 간 연관성의 대부분이 유전 때문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하며 연구의 핵심 메시지를 부각했다.
연구팀은 또한 출생체중이 어머니의 BMI와 강한 연관성을 보이지만, 이는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유전적 요인이 더욱 지배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자녀의 성장 과정에서 유전적 소인이 비만 발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노르웨이 모·부·자녀 코호트(MoBa)' 자료를 활용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어린이 비만 예방 전략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함을 촉구한다. 연구팀은 '임신 전 부모의 BMI를 낮추는 것만으로 자녀 비만 위험을 크게 줄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혀, 유전적 소인을 고려한 보다 맞춤형이고 장기적인 접근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비만은 단순히 개인의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유전적 배경과 환경의 복합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이해하고 관리해야 할 복잡한 질병임을 시사한다. 새로운 비만 관리 패러다임 마련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