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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신규 3년 감소 이면, 고령 생존자 급증 '경고음'

고진아 기자

국내 HIV 신규 감염인 수가 작년(2025년)까지 3년 연속 감소하며 방역당국의 노력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2030대 젊은 층과 외국인 감염 비중 확대, 그리고 고령 생존자의 급증이라는 복합적인 과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HIV/AIDS 관리의 새로운 지평을 요구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2025년 HIV/AIDS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작년(2025년) 신규 HIV 감염인은 92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024년)의 975명 대비 4.9% 감소한 수치이며, 2022년 1천5명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긍정적 지표다. 당국은 이러한 감소세가 제2차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대책(2024~2028) 등 적극적인 정책 추진의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감소세 이면에는 복합적인 감염 양상이 관찰됐다. 신규 감염인 927명 중 내국인은 659명(71.1%)이었고, 외국인은 268명(28.9%)으로 집계됐다. 특히 외국인 감염인 비중은 전년 대비 2.2%p 증가하며 해외 유입 감염 관리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전체 신규 감염인의 66.0%를 차지해 젊은 층에서의 감염 확산이 여전한 과제임을 보여줬다. 또한 0~9세 감염인 1명은 모자 간 전파 사례로 나타나 취약 계층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감염 경로를 응답한 529명 중 99.1%에 해당하는 524명이 성 접촉을 지목했으며, 그중 328명(62.6%)은 동성 간 성 접촉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HIV 감염 예방에서 안전한 성 접촉 습관과 콘돔 사용 등 개인의 책임감 있는 행동이 절대적으로 중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HIV 신규 3년 감소 이면, 고령 생존자 급증 '경고음'
[사진=연합뉴스]

신규 감염인 감소 추세와 대조적으로, HIV/AIDS 생존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작년 기준 생존 HIV/AIDS 감염인은 총 1만7천557명으로 전년 대비 535명 늘었다. 특히 고령화 시대의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듯, 65세 이상 감염인은 2천294명으로 전년 대비 12.2% 급증했다. 이는 HIV 감염이 더 이상 젊은 층만의 문제가 아닌, 만성 질환 관리 차원에서 고령층을 위한 장기적 의료 및 돌봄 시스템 구축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2023년 대비 신규 감염인을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2차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대책'을 추진 중이다. 이 대책의 일환으로 노출 전 예방 요법(PrEP) 비용 지원을 확대하여 고위험군의 감염 예방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PrEP은 HIV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사람이 미리 약을 복용하여 감염 위험을 현저히 낮추는 효과적인 예방 수단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HIV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안전하지 않은 성 접촉을 피하고, 신속히 검사받고 즉시 치료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기 진단과 치료는 감염인의 건강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HIV를 전파할 위험을 크게 줄이는 '치료를 통한 예방(TasP)' 효과도 가진다.

신규 감염인 감소라는 희망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2030대 젊은 층과 외국인 감염 비중 증가, 그리고 고령층 생존자 급증은 HIV/AIDS 관리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성을 시사한다. 질병청의 적극적인 PrEP 지원 확대와 대책 추진은 긍정적이지만, 개인의 책임감 있는 성생활, 주기적 검진,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사회 전반의 지속적인 관심과 다각적인 예방·관리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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