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속 '미세·나노플라스틱', 급성 심장마비 위험 높인다
관상동맥 혈액 내 미세·나노플라스틱 농도가 높을수록 급성 심장마비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사피엔차 로마대 에마누엘레 바르바토 교수팀은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은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플라스틱 오염이 심혈관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을 통해 15일 발표했다.
급성 심장마비 환자 84%에서 플라스틱 검출
연구팀은 환자들을 ▲급성 심장마비(STEMI) 환자 19명 ▲만성 허혈성 심장질환 환자 20명 ▲관상동맥 정상군 22명으로 나누어 혈액 내 미세·나노플라스틱 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급성 심장마비 환자의 84.2%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이는 만성 질환자(40%)나 정상군(31.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검출된 플라스틱 중 97%는 식품 포장재와 일상 용품에 흔히 쓰이는 폴리에틸렌(PE)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 요인(흡연·대기오염)과 밀접한 연관
이번 연구는 혈액 내 플라스틱 오염이 외부 환경 요인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흡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혈액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될 가능성이 6배 더 높았다.
대기오염: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높은 환경(15㎍/㎥ 이상)에 장기간 노출된 환자 역시 혈액 내 검출 가능성이 컸다.
복합 요인: 흡연과 고농도 초미세먼지 환경에 동시에 노출된 환자의 경우, 검사한 전원에게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또한, 플라스틱이 검출된 환자들은 몸속 염증 수치(IL-6, TNF-α)가 유의미하게 높아, 플라스틱 입자가 체내 염증 반응을 유도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환경 오염 관리, 심혈관 건강의 핵심"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플라스틱이 심장마비를 직접 유발한다는 것을 완벽히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환경 오염물질이 혈액을 타고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초기 임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바르바토 교수는 "대기오염, 흡연, 플라스틱 오염은 모두 우리가 통제하고 줄일 수 있는 환경 위험 요인"이라며,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단순히 개별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대기질 개선과 금연, 플라스틱 저감 정책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