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DAILY의약일보

"출산 횟수 많을수록 폐경 후 골절 위험↑"…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규명

이호신 기자 기자
GettyImages-jv14575268

자녀를 많이 출산한 여성일수록 폐경 이후 골절 발생 위험이 높아져 사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내과 성경헌 전공의 연구팀이 국가 빅데이터를 분석해 출산력과 폐경 후 골격 건강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그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골대사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우수연구상을 받았다.

다자녀 여성, 골절 위험 36% 높아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폐경 후 여성 1,420명의 임신·출산 이력과 뼈 건강 상태를 추적 분석했다.

분석 결과, 3회 이상 임신한 다자녀 여성은 임신 경험이 없는 여성과 비교했을 때 폐경 후 골절을 겪을 확률이 약 3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 정밀 분석을 통해서도 이러한 위험도 증가는 유의미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그간 다회 임신이 여성의 골격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연구 설계와 대상 집단에 따라 결과가 상이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국가 단위의 빅데이터를 통해 이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원인은 '에스트로겐 공백'… 칼슘·비타민D 섭취 중요

연구팀은 골절 위험이 커지는 주원인으로 임신 중 발생하는 '에스트로겐 공백'을 꼽았다.

에스트로겐은 체내에서 골조직 소실을 억제하고 골밀도를 유지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임신이 반복되면 임신과 수유 기간 동안 월경이 중단되고, 태아의 뼈 형성 등을 위해 칼슘이 이동하는 등의 호르몬 변화가 일어난다. 이로 인해 여성의 생애 전반에서 에스트로겐의 보호를 받는 기간이 짧아지면서 골격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산모의 골밀도 유지를 위해 적절한 수준의 칼슘과 비타민D 섭취가 필수적이며, 다자녀 여성의 경우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조언한다.

"다자녀가 무조건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냐"

다만 연구팀은 다자녀 출산이 여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다수의 연구에서 출산 경험이 많을수록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이나 난소암 발생 위험은 낮아진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헌 전공의는 "생애 임신·출산 횟수와 호르몬 노출 이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골절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발판 삼아 골다공증 고위험군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하고, 실제 진료 현장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의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