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품고도 병에 걸리지 않는 박쥐의 오랜 면역 미스터리가 오늘(2026년 7월 30일) 다른 포유류와 차별화되는 '항체 중쇄 유전자 체계' 두 세트의 발견으로 한 꺼풀 벗겨졌다.
미국 툴레인대 해나 프랭크 교수팀은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획기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 최대 박쥐 과인 애기박쥣과 26종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박쥐가 다른 포유류와 달리 '항체 중쇄 유전자 체계(IgH)'를 두 개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모든 포유류가 단 하나의 항체 중쇄 유전자 체계를 가진다는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반전이다.
이 독특한 이중 IgH 유전자 체계는 약 2천600만~3천700만년 전 박쥐의 공통 조상에서 중쇄 유전자 좌위가 중복된 뒤 각각 진화한 결과로 추정된다. 더 놀라운 점은 두 개의 IgH 유전자 좌위 모두 항체 생성에 적극적으로 이용되며, 바이러스에 '두 단계 전략'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독특한 면역 시스템은 박쥐가 코로나19, 에볼라 등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주요 자연 저장소이면서도 자신은 심각한 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핵심 단서가 될 수 있다.
프랭크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이 연구는 지금까지 존재를 몰랐던 수준의 면역 다양성을 보여주고 박쥐 면역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구팀은 큰갈색박쥐 등 특정 박쥐 종에서 이러한 이중 IgH 유전자 체계가 더욱 명확하게 나타남을 확인하며 박쥐 면역의 복잡성을 심층적으로 탐구했다.
박쥐의 이중 면역 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단순한 생물학적 호기심을 넘어선다. 박쥐가 바이러스에 감염되고도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병원체가 전파되는 '스필오버'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새로운 전략 개발에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랭크 교수의 말처럼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 생물을 연구할 때마다 완전히 새로운 생물학적 원리를 발견할 기회를 얻게 된다」는 통찰을 바탕으로, 자연계의 숨겨진 면역 다양성 연구가 인류의 공중보건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