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인근에 거주하는 것이 파킨슨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미국 의사협회저널(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된 미국의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여 골프장 반경 1.6㎞내에 거주하는 사람은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최대 126%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골프장과 근접성 및 파킨슨병 위험성에 대한 이번 연구는 미네소타와 위스콘신주에 거주하는 파킨슨병 환자 419명의 주소 데이터를 분석하고 성별과 나이를 기준으로 건강한 대조군 5113명과 비교해 이뤄졌다. 그 결과, 골프장 근처에 거주하거나 그 지역 수원을 사용하는 파킨슨병 환자들이 현저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주요 원인으로는 골프장 유지 관리에 사용되는 농약이 지목되었다. 연구진은 농약이 대기 중으로 퍼지거나 수돗물을 오염시켜 인근 주민들이 장기간 노출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가정에서 공급받는 물이 골프장 근처에서 나온 경우,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이 2배에 달했다. 6000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분석 결과, 위험이 가장 큰 구간은 골프장에서 1.6~4.8㎞ 사이였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에 대해 "골프장에서는 수년간 유기인산염, 클로르피리포스, 메틸클로로페녹시프로피온산, 2,4-디클로로페녹시아세트산, 마네브, 유기염소계 살충제 등이 사용돼 왔으며, 이러한 살충제는 파킨슨병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설명해 이러한 오염을 줄이기 위한 보건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가 제한적 지리적 범위, 환경적 요인에만 집중한 연구 방식 등의 한계가 있다는 일부 파킨슨병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었다. 영국 파킨슨병 연구소의 데이비드 덱스터 연구원은 "파킨슨병은 진단되기 10~15년 전부터 뇌에서 진행된다. 이번 연구는 장기간 거주자를 중심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참가자가 이사 오기 전에 이미 병이 진행 중이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파킨슨병은 뇌간의 중앙에 존재하는 뇌흑질의 도파민계 신경이 파괴됨으로써 움직임에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5~10%만 유전에 의해 발생하고 그 외 대부분은 특발성으로, 환경적 요인에 대한 연구에서 MPTP, 살충제(로테논, 파라콰트), 중금속(망간, 납, 구리), 일산화탄소, 유기 용매, 미량 금속 원소 등의 독소 노출 등이 발병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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