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과 신체활동으로 소비하는 열량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가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와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정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9·2020·2022년)에 참여한 성인 1만3164명을 대상으로 에너지 섭취-소비 균형(EIEB)과 수면 시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하루 에너지 섭취량에서 기초대사량 및 신체활동 소비량을 뺀 'EIEB' 지표를 산출해 대상자를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EIEB 값이 0에 가까우면 섭취와 소비가 균형을 이룬 상태, 음(-)의 값이면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 양( )의 값이면 과다 섭취 상태를 의미한다.
분석 결과, 여성은 에너지가 가장 심각하게 부족한 1분위 그룹에 비해 섭취와 소비가 균형을 이룬 2분위 그룹에서 6시간 이내의 '짧은 수면'을 겪을 위험이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가 남는 3분위와 4분위 그룹 역시 1분위 대비 수면 부족 위험이 각각 25%, 24% 낮았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가장 많이 먹은 4분위 그룹보다 균형을 이룬 2분위 그룹에서 수면 개선 효과가 더 컸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많이 먹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먹고 쓰는 양의 균형' 자체가 건강한 수면의 핵심임을 시사한다. 다만, 남성에게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성별 차이가 '신경내분비-면역 조절' 시스템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 몸은 수면 중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고 염증을 회복하는 데 약 400kcal를 사용하는데, 이때 에너지가 지나치게 부족하면 스트레스 축(HPA)이 활성화되어 숙면을 방해받게 된다.
특히 여성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 등 대사·면역 호르몬 변동에 남성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야간 회복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할 경우, 남성보다 수면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민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무작정 덜 먹거나 운동량만 과도하게 늘리는 다이어트 방식이 오히려 수면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여성의 경우 자신의 활동량에 맞춰 적절히 영양을 섭취하고 소비하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숙면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