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임신성 고혈압이나 조산 등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는 임신·출산 합병증 위험이 2배 이상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반드시 격렬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가벼운 산책이나 집안일 등 저강도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웨스트버니지아대 베서니 B. 기브스 박사팀은 임신부 470명을 대상으로 임신 기간 좌식 행동 및 저강도 신체활동, 하루 걸음 수와 임신·출산 건강 이상 간의 상관관계를 추적 분석한 결과를 미국의사협회 저널(JAMA)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하루 10시간 이상 좌식 생활, 합병증 발생률 19%에서 42%로 급증
현재 의학계에서는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병, 조산, 재태연령 대비 작은 출생아(저체중아) 등의 임신 합병증이 임신 5건 중 1건꼴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질환들은 산모와 태아에게 즉각적인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의 예고 신호가 된다.
연구팀은 임신 13주 미만의 임신부 470명을 모집한 뒤, 임신 기간 전반에 걸쳐 허벅지에 가속도계를 착용하게 하여 실제 좌식 시간과 걸음 수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조사 대상 임신부들은 하루 평균 10.1시간을 앉아서 보냈으며, 가벼운 활동 시간은 4.6시간, 하루 평균 걸음 수는 6783보였다.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신부들을 그룹화해 의무기록을 비교한 결과, 앉아 있는 시간이 가장 적은 그룹의 합병증 발생률은 19.0%에 불과했다. 그러나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있는 좌식 행동 시간이 긴 그룹과 매우 긴 그룹은 발생률이 각각 42.3%, 41.6%로 치솟아 위험도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격렬한 운동 강박 버려야… 가벼운 일상 활동과 걷기가 '치유제'
반면 일상 속 움직임을 늘린 임신부들의 건강 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산책이나 가벼운 움직임 등 저강도 신체활동 시간이 가장 긴 그룹은 합병증 발생률이 21.1%로, 활동량이 가장 적은 그룹(40.3%)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루 걸음 수 역시 중요했다. 걸음 수가 중간 이상인 그룹(32.2%~36.2%)은 걸음 수가 가장 적은 그룹(47.7%)에 비해 임신·출산 건강 이상 발생률이 확연히 낮았다.
특히 연구팀은 중·고강도 운동을 따로 하는지 여부나 임신 전의 체질량지수(BMI), 연령 등의 변수를 모두 보정한 후에도 '좌식 시간 감소'와 '합병증 위험 감소' 간의 연관성이 뚜렷하게 유지되었다고 강조했다. 임신 전 비만도나 체력과 상관없이, 임신 중 생활 습관 자체가 독립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기브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임신부들이 임신 중에 반드시 숨이 차고 격렬한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며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줄이고, 자주 서서 움직이거나 가볍게 걷는 일상적인 변화만으로도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지키는 훌륭한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