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케냐에 에볼라 노출 자국민을 격리하기 위한 시설을 설치하고,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도 미국 본토로 데려오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과거 에볼라 유행 당시 미국 내 전문 감염병 치료시설로 환자를 이송했던 방식과 뚜렷하게 달라진 조치이다.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에볼라의 미국 유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기조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케냐 공군기지에 미국인 전용 격리시설 설치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케냐 나뉴키에 있는 라이키피아 공군기지에 고위험 미국인을 위한 격리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이 시설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됐지만 아직 증상이 없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미국 보건당국은 이들이 증상을 보일 경우 현장에서 초기 치료와 관리를 제공한 뒤 미국이 아닌 제3국 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는 방침이다.
시설은 50개 병상 규모로 우선 가동되며, 이후 생물학적 격리병상과 추가 격리시설이 더해질 예정이다.
▲ 미국 본토 유입 차단이 최우선 목표
이번 전략의 핵심은 에볼라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가 미국 영토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미국 국민의 건강과 안보를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에볼라 유행이 미국 해안에 도달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에볼라 사례가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할 수 없고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과거 대응과 다른 강경한 방역 방식
이번 조치는 2014년 에볼라 유행 당시 미국이 감염 환자를 자국 내 전문 감염병 치료센터에서 치료했던 방식과 대비된다.
당시 미국은 고도 격리시설을 갖춘 13개 전문 센터에서 환자를 치료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는 환자의 미국 이송을 배제하는 방향을 택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 결정이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미국 내 감염 위험을 줄이고 현장 환자에게 더 빠르게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 WHO, 분디부교형 에볼라 국제 비상사태 선언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분디부교형 에볼라 유행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했다.
해당 바이러스 유형은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현재까지 의심 사례는 900건을 넘었고, 의심 사망자는 2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미국은 케냐의 에볼라 대비 활동에 135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 여행 제한과 공항 검역도 강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최근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남수단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한시적 여행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이번 조치에는 일반적으로 예외 대상이 되는 영주권자도 포함됐다. 또한 미국은 해당 지역에서 입국하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3개 공항에서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에볼라를 유행 지역 안에 묶어두겠다는 미국 정부의 방역 전략을 보여준다.
▲ 치료 인력과 의약품도 현장 배치
미국 공중보건서비스 소속 인력들이 케냐 격리시설에서 치료를 담당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환자 이송 전까지 단일클론항체 치료제와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에볼라 대응 경험이 있는 인력을 포함해 30명 이상이 워싱턴에서 훈련을 받은 뒤 케냐로 출발했으며, 추가 인력도 훈련 후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 전문가들 “미국·독일 전문시설 치료가 더 안전” 지적
일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새로 마련되는 케냐 시설보다 미국이나 독일의 고도 격리 감염병 치료센터가 환자에게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미국 본토 이송을 제한하는 방침이 의료진의 현장 자원봉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의료 선교 활동을 하던 미국인이 에볼라에 감염된 뒤 독일로 이송된 사례도 이러한 논란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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