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가 남성 성소수자의 HIV 예방을 위한 자기결정권을 강화할 혁신적인 '노출 전 예방요법(PrEP) 공유의사결정(SDM) 지원 도구' 개발에 착수하며 국내 HIV 예방 전략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는 HIV 음성인 남성 성소수자가 항레트로바이러스제인 PrEP 사용 여부와 방식을 결정할 때 겪는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을 돕기 위한 연구이다. PrEP는 HIV 예방에 매우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받지만, 실제 사용 결정에는 의학적 정보 외에도 다양한 개인적, 사회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높은 비용,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 지속적인 복용·주사제 사용의 부담, 정기적인 검사 필요성, 성적 파트너와의 관계 설정, 그리고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대학교 간호대학 안중근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온·오프라인 SDM 지원 도구 개발에 나섰다. 이 도구는 대상자가 자신의 가치와 선호를 기반으로 PrEP 사용에 대한 합리적이고 개인 중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방 효과만을 강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앞서 언급된 비용, 부작용, 지속적인 복용 또는 주사제 사용 가능성, 정기적인 검사, 성적 파트너와의 관계, 낙인에 대한 우려 등 다각적인 요인을 고려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중근 교수는 'PrEP 실제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개인마다 처한 상황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HIV 예방이 단순한 의학적 지식 전달을 넘어, 개인의 복합적인 삶의 맥락을 아우르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도구 개발 과정에서 국내 남성 성소수자의 PrEP 관련 의사결정 경험과 요구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국내 의료 환경 및 사회문화적 맥락을 면밀히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개발된 도구는 전문가 및 실제 대상자의 사용성 평가를 거쳐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안중근 교수의 공유의사결정 지원 도구 개발은 국내 HIV 예방 패러다임을 개인의 가치와 선호를 최우선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도구가 국내 남성 성소수자의 PrEP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높이고, 궁극적으로 HIV 예방은 물론 대상자 중심의 전반적인 보건의료 서비스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의약·보건 분야에서 환자 중심 의료의 확산을 시사하는 중요한 메시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