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DAILY의약일보

GLP-1, 늙은 쥐 수명 12.4% 연장... 노화 방지 새 지평 열까?

이영석 기자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치료의 새 시대를 연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GLP-1RA)가 이제는 노화 자체를 늦추고 수명 연장이라는 인류의 오랜 꿈에 한 발짝 다가설 혁신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2026년 09월 03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대니카 첸 교수팀은 과학 저널 네이처를 통해 늙은 암컷 생쥐의 수명을 무려 92일이나 연장시켰다고 밝혀 의약·보건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젬픽, 위고비 등 GLP-1 계열 약물은 이미 비만 및 당뇨병 치료 분야에서 탁월한 효과로 시장을 재편하며 '만병통치약'이라는 별칭을 얻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GLP-1 약물이 단순한 대사 질환 조절을 넘어 노화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에 관여할 수 있음을 시사해 더욱 큰 충격을 던졌다.

첸 교수팀은 20개월령 암컷 생쥐에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를 투여한 결과, 이들의 중앙수명이 대조군(742일)보다 92일, 약 12.4% 길어진 834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명 연장 효과다.

GLP-1, 늙은 쥐 수명 12.4% 연장... 노화 방지 새 지평 열까?
[사진=연합뉴스]

연구는 세마글루티드가 단순한 체중 감소나 혈당 조절을 넘어 생쥐의 생리 기능 및 인지 기능 개선에 기여했음을 밝혔다. 특히, 탐색 행동, 공간 기억, 혈당 조절에서 칼로리 제한과 유사하면서도 추가적인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 생물학적 메커니즘으로는 골수 조혈줄기세포 노화 완화, 뇌 신경줄기세포 활동 증가, 염증 및 세포 노화 감소 등 광범위한 변화가 확인됐다. 이는 GLP-1 약물이 칼로리 제한과는 다른 독자적인 노화 억제 기전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니카 첸 교수는 'GLP-1 약물이 칼로리 제한의 장점을 모방하는 새로운 노화 중재 약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첸 교수는 '향후 임상 연구에서 건강한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세마글루티드의 이점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며, 이는 GLP-1 약물의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쥐 실험 결과는 인류에게 '노화 방지'와 '수명 연장'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혁명적인 가능성을 제시했다. 물론 사람에게도 유사한 효과가 나타날지 여부를 판가름할 장기간의 임상 연구가 필수적이지만, GLP-1 약물이 단순한 대사 질환 치료제를 넘어 새로운 의약·보건 패러다임을 열 잠재력을 가졌음은 분명하다.

Copyright © 의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