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DAILY의약일보

당뇨병 환자, 초미세먼지에 뇌혈관 손상 '급가속' 경고

고진아 기자

당뇨병 환자가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뇌혈관 기능 이상이 단순 노출군보다 훨씬 심화돼 혈관성 치매 등 뇌 손상에 극도로 취약해진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오늘(2026년 9월 4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 의해 발표됐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손상으로 인해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등 혈관 위험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미 혈관 기능이 저하된 당뇨병 환자들에게 미세먼지가 추가적인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공중 보건의 심각한 과제를 제시한다.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 연구팀은 사람 뇌미세혈관 내피세포, 당뇨 환자 유래 혈관내피세포, 초미세먼지 노출 동물모델, 그리고 혈관성 치매 환자의 사후 뇌 조직 등 다양한 대상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 노출 또는 당뇨가 있는 경우 뇌혈관 기능 변화와 관련된 단백질 BACE1과 스트레스 반응성 단백질 GDF15가 증가함을 확인했다. 또한, 뇌를 외부 유해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혈액-뇌장벽'의 기능이 저하되는 현상도 관찰됐다.

당뇨병 환자, 초미세먼지에 뇌혈관 손상 '급가속' 경고
[사진=연합뉴스]

특히, 당뇨 환자 유래 혈관내피세포에 초미세먼지를 추가로 노출했을 때 혈관 내피 기능 이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 기저질환자의 취약성을 명확히 증명했다. 이는 단순히 각 위험 요인이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넘어, 치명적인 시너지를 낸다는 의미다. 혈관성 치매 환자의 사후 뇌 조직 분석에서도 노화 관련 지표인 GDF15의 증가와 혈관내피 기능 이상이 일관되게 확인돼 연구 결과의 신뢰성을 높였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당뇨 등 기저질환자는 혈관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한데,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이 더해지면 뇌혈관 노화 및 뇌 손상이 더 쉽게 진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뇨병 환자들이 미세먼지 노출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함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자유 래디컬 생물학 및 의학'(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에 게재됐다. 연구의 시사점은 명확하다. 당뇨 등 기저질환을 가진 이들은 대기질 정보를 면밀히 확인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적극적인 예방 노력이 필수적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가 기후 변화 및 환경 오염에 따른 공중 보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향후 뇌혈관 질환 및 혈관성 치매 예방을 위한 정책적, 임상적 대응 전략 마련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Copyright © 의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