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관광명소이자 신혼 여행의 성지로 통하는 미국 하와이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과 백일해와 같은 전염병 경보가 발령됐다. 하와이 보건 당국(DOH)은 호놀룰루가 있는 오하우 섬에서 발생한 여행 관련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사례 1건과 노출 가능성이 있는 2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당국은 감염자와 의심자가 머물렀던 와이알루아와 할레이와 지역에서 모기 개체 수를 줄여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재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민과 관광객에게 방충제 사용, 긴 소매와 긴 바지 착용, 모기 번식지인 고인물 제거 등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복수의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하와이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것은 2019년 이래 처음이다.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은 감염된 숲모기에 물린 후 3~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발진, 두통, 관절통 및 근육통, 눈 충혈 등의 증세를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약 80%)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 성 접촉, 모자간 수직감염 등으로 전파된다.


이 바이러스는 특히 임신부에게 해로울 수 있으며, 심각한 선천적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유산, 사산, 조산과 같은 임신 합병증과도 관련 있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 따라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여행 후 남성은 최소 3개월 동안 콘돔을 사용해야 하며, 여성은 2개월 동안 콘돔을 사용하거나 성관계를 피해야 한다.


만약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위험 국가에서 모기물림 후 2주 이내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 기관을 방문하여 의료진에게 최근 방문했던 곳을 알리고 신속하게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화와이에선 백일해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폭스 뉴스는 하와이 보건당국을 인용해 15일 기준 하와이에서 108건의 백일해 확진 사례가 발생했으며, 이는 지난해 전체 확진 건수인 84건을 이미 초과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보건 당국은 백일해가 '걱정스러운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일해는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 중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전염성이 높은 세균성 호흡기 질환이다. 한번 걸리면 100일 동안 기침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초기 증상은 일반 감기와 비슷하지만 이후 극심한 기침과 호흡곤란이 동반되며 심한 경우 폐렴, 무호흡증, 뇌병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6개월 미만 영아의 경우 폐렴, 중이염, 구토, 무호흡증, 뇌질환 등의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폭스뉴스의 수석 의학 분석가 마크 시겔 박사는 해당 매체에 "하와이의 어린이 예방 접종률이 전국 평균보다 낮다"며 "이번 백일해 확산이 낮은 예방 접종률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와이 보건 당국은 백일해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생후 7세 미만 아동에게는 DTaP 백신(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청소년과 성인에게는 Tdap 백신 접종을 권장했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 임신 28주 차 이후 백신을 접종해 태아에게 항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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