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으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무언가 계속 먹게 된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면 식욕이 왕성해져 폭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는 에너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식욕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생기는 '쾌락적 식욕'이다. 그러나 단순히 맛있는 것을 먹는다고 쉽게 충족되지 않는다.


쾌락적 식욕은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직장인이나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잘 나타난다. 감정적으로 우울하고, 업무가 과중하거나 신경 쓰이는 일이 많으면 일명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 뇌는 세로토닌 분비를 늘리려 뇌로 신호를 보내 당을 보충하도록 한다. 당은 뇌로 빨리 전달되는 에너지원이라 세로토닌 분비를 일시적으로 늘리는 데 도움되기 때문이다. 힘든 상황에서 일명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과다해지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코르티솔이 과잉 분비되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과 식욕 유발 호르몬인 그렐린 사이 균형이 무너져 자꾸만 음식을 찾게 된다.


초콜릿, 케이크, 떡볶이처럼 달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는 쾌락적 식욕을 해소할 수 없다. 단것은 먹으면 먹을수록 의존성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단 음식들은 대부분 단순 당으로 이루어져 먹은 후에 혈당이 대폭 오른다. 인슐린이 분비돼 혈당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 다시 단 음식이 당기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당은 많이 들지 않았으면서도, 세로토닌 분비에 도움되는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을 조금 먹는 것이 낫다. 우유가 대표적이다. 우유는 트립토판 말고도 칼슘, 마그네슘, 칼륨이 풍부해 스트레스로 높아진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아몬드, 땅콩, 해라바기씨, 현미, 콩, 등푸른생선 등에도 트립토판이 많이 들었다. 신경 안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1이 풍부한 상추를 곁들여 먹으면 더 좋다. 단 음식이 너무 당기면 일단 20분간 산책해 보자. 산책해서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단 음식에 대한 갈망도 줄어든다.


푹 자는 것도 좋다. 잠이 부족하면 인지 능력을 비롯한 뇌 기능이 저하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감소한다. 쾌락적 식욕을 억누르기 힘든 것이 수면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 자기 전엔 웬만하면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을 먹으면 체내에 에너지가 갑자기 공급되므로 몸이 수면 주기에 들어가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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